주말 아닌 전업 농부
엄마가 학원을 가지 않는 주말이나 휴일에는 아버지와 주말농장에 간다. 주말농장은 자동차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농장주가 일 년 단위로 분양하고 아버지는 60평 정도 농사를 짓는다. 아버지는 주말농장 경력은 20년 가까이된다.
애들이 어렸을 적 우리가 먼저 주말농장을 시작하고 팔공산 아래서 2년 가창에서 10년 가까이 농사를 지었다. 애들이 크고 바빠져 주말농장에 관심이 줄어들 무렵 아버지는 암으로 은퇴하고 놀이 삼아 농사를 지었다. 아버지는 시골출신이지만 농사경험을 거의 없다.
시골에 살 때는 공무원이라 농사를 지을 겨를이 없었고 도시로 나와서는 땅과는 거리가 먼 사회생활을 했었다. 하지만 농촌 공무원 출신이라 아는 건 많았다. 아버지가 공무원을 할 때는 농약 비료등을 많이 사용해 생산량을 늘리는 게 최종 목적이었다.
남편과 나는 유기농 비료에 농약을 치지 않고 비닐도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으로 작물을 키우고 싶었다. 우리가 가지 않는 주말농장에 아버지는 화학비료에 농약을 치고 매끈하고 튼실한 채소를 길러냈다. 그러니 남편은 더 주말농장에 가는 걸 꺼렸다.
"이렇게 약치고 화학비료 준 걸 먹으려고 농사를 짓는 건 아니야. 이럴 거면 힘들이지 않고 마트에서 사 먹으면 되지."
아버지의 고집도 대단했다. 아버지는 옳다고 생각하면 남의 말은 절대 듣지 않는다. 어렵게 된 공무원도 아주 쉽게 그만둔 아버지인데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아버지 친구들은 면장에 부군수도 하는데 아버지는 언제나 신입사원이었다.
"주말농장 사장하고 싸웠다. 이제는 가창에 안 간다."
한 번은 아버지가 화가 나서 전화가 왔다.
"왜 싸우고 그러세요?"
"마늘은 심지 말라고 하잖아. 다른 데는 다 심게 하던데."
"원래 그랬잖아요. 주말농장은 3월부터 12월까지라고. 마늘은 가을에 심어서 봄에 캐는 거라 안된다고 했는데요."
"알고 있다. 우리 밭만 로터리 하지 말고 마늘이랑 양파를 심게 하면 되잖아. 우리 밭은 귀퉁이라 로터리하나 안 하나 똑같은데."
"아버지, 제발. 그 사장님도 봄에 분양하려면 로터리 깨끗하게 친 밭은 보여주고 싶잖아요."
"그러니 이제 농사를 안 짓겠다는 거잖아. 올해만 하고 가창은 안 간다."
아버지는 말대로 가창으로 가지 않았다. 대신 합천으로 성주로 농사를 지으러 다녔다. 기름값이 더 많이 드는 아버지의 비싼 취미가 되었다. 다니면서 농사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신 모양이다.
"문양에 주말농장 분양한다고 나왔더라."
아버지가 전화 왔다.
"문양이라면 우리는 못 가는데요. 너무 멀어요."
"우리 집에서는 가깝다. 내가 해보려고."
아버지는 그 밭은 해도 잘 들고 길가라서 고라니 걱정은 없다고 했다. 전문적으로 주말농장을 하던 주인이 아니라 조금 어설프지만 맘대로 농사를 지울 수 있다는 게 만족했다. 마늘과 양파를 심을 수 있다는 게 제일 큰 이유다.
문양으로 농사 지으러 가면서 채소 걱정을 없다. 아버지도 주말농사짓는 다른 사람들 보면서 농악과 화학비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아직 비닐은 포기하기 못했지만 유기농과 가깝게 농사를 짓는다. 주말마다 채소를 가져다주는 재미로 사신다.
양파와 마늘을 수확하여 작은 건 부모님이 드시고 큰 거는 보내준다.
알은 작아도 단단한 마늘은 까서 보내주기도 한다.
"아버지. 요즘 밭에 뭐가 나나요?"
"고추 있고 가지도 아직 나고 배추랑 무는 아직 어려."
"아버지 고추는 너무 맵고 가지는 **서방이 싫어하고 어린 배추로 국 끓여 먹고 싶은데 좀 뽑아다 줄 수 있어요?"
"안된다. 배추는 내가 밭에 가보고 다른 거 있나 볼게."
아버지는 요즘 아버지는 배추 크는 재미로 산다. 배추가 알이 찰 때까지 절대 뽑아주지 않는다. 엄마가 밭에 가면 빈 땅에 얼갈이배추와 무를 뿌려 가을 채소를 먹는다. 무도 절대 다 클 때까지 뽑아주지 않는다. 무가 잘 클 수 있게 솎아 둔 무청만 한아름 안긴다.
"배추는 없고. 열무랑 부추 좀 가져다줄게."
아버지는 부러진 가지에서 딴 고추와 고춧잎, 고구마순, 열무, 부추, 가지를 가지고 왔다.
토란대도 베어 마당에 널어놓고 데치고 말려 창고에 매달아 놓았다. 토란은 아직 수확할 때가 아니라 아직 땅속에 굵어지고 있다.
농사지은 고추와 마늘은 일 년 반찬인 김장을 위해 대기 중이다.
자랑하고 싶어 엄마에게 사진 찍어 애들에게 보내주라고 재촉했다고 한다.
올해도 백포기정도 김장을 할 것 같다. 미리 몸을 만들어놓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