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by 해암

달(1)


하 많은 죽음 뒤 혼령들이

어디로 가셨는지 궁금했는데

모두 달님에게로 올라가셨구나

달님이 다 품었구나


자고 깨면

실비가 촉촉이 내리고

자고 깨면

산에 들에 꽃이 피고


밤새, 혼령들이 풀어낸 토크가

꽃으로 피었구나

비로 내렸구나


그랬구나





달(2)


낮달이 곱던 날

‘오징어풍경’에서

소주를 마셨네


벽에 써 붙인 짤막한 글,

‘낮술 환영’

세상은 알고 있었네

이미 알고 있었네


아, 하늘이시여!

이 땅을 살피소서






달(3)


그날,

누이를 강변에 묻던 날

손톱 같은 달이 잠시 뜬 사이

강변은 뜬금없이 벚꽃이 환했네


땅은 오염되어 더럽고

시절은 욕되어 무참한데

벚꽃은 참,

흐드러지게도 피었었네


꽃 빛깔이 눈부셔서

누이가 더 서러웠네





달(4)


아버지,


아버지의 막내아들은

아무래도

아버지 같은 아버지가

못되나 봅니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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