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많은 죽음 뒤 혼령들이
어디로 가셨는지 궁금했는데
모두 달님에게로 올라가셨구나
달님이 다 품었구나
자고 깨면
실비가 촉촉이 내리고
자고 깨면
산에 들에 꽃이 피고
밤새, 혼령들이 풀어낸 토크가
꽃으로 피었구나
비로 내렸구나
그랬구나
낮달이 곱던 날
‘오징어풍경’에서
소주를 마셨네
벽에 써 붙인 짤막한 글,
‘낮술 환영’
세상은 알고 있었네
이미 알고 있었네
아, 하늘이시여!
이 땅을 살피소서
그날,
누이를 강변에 묻던 날
손톱 같은 달이 잠시 뜬 사이
강변은 뜬금없이 벚꽃이 환했네
땅은 오염되어 더럽고
시절은 욕되어 무참한데
벚꽃은 참,
흐드러지게도 피었었네
꽃 빛깔이 눈부셔서
누이가 더 서러웠네
아버지,
아버지의 막내아들은
아무래도
아버지 같은 아버지가
못되나 봅니다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