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젊은이

by 해암

만취한 젊은이




귀갓길 건널목에서 다짜고짜,

내게 팔짱을 끼는 청년,

술 냄새를 확 풍겼다.


젊은이, 회사에서 회식했나 봐?

“네!”

청년은 막무가내 내게 몸을 싣는다.


상사가 억지로 먹였구나?

아입니다!

얼굴은 서른 갓 넘은 사회 초년병

말은 혀가 꼬인 일등병


결혼은 했구?

“네!”

대답은 꼬박꼬박이다.


청년은 나와 이웃 동에 산단다.

“감사합니다!”

머리가 땅에 닿도록 절을 하고, 청년은

비틀비틀 아파트 속으로 들어간다.


문득 올려다본 하늘엔

별이 듬성듬성 보이고

무슨 일로 명치끝이

무지근 아프다.


갑자기

살림 난 큰아이가 보고 싶었다.




* 어느 날 밤 귀갓길, 아파트 단지가 저만치 보이는 건널목에서 만취한 청년 하나가 막무가내 나의 팔을 움켜잡고 내게 몸을 실었다. 나는 함께 비틀거리며 청년을 그가 산다는 아파트 입구까지 데려다주었다.

그날 이후 가끔 그 청년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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