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음악인이 아닌 반의 반의 반쪽 뮤지션의 삶의 이야기.
'글을 쓰고 싶다.'라는 생각을 언제부터 하게 된 것일까?
정확히는 '글을 써야겠다.'라는 생각을 먼저 했다는 게 맞겠구나..
생각해보니 학창 시절에 글을 써서 상을 탔다거나 이런 경험은 아예 없다.
그럴만한 게 어릴 때는 국어수업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으니까...
서른 살.
어릴 때는 서른 살이 올 거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설령 왔다고 해도 그때는 어른이 되어있을 거라 생각했다.
근데 내 친구들도 별반 다를 것이 없더라.
처음 만났던 14살, 17살, 20살... 그때로 돌아갈 뿐
돌이켜보고 내 모습을 보니 그간 삶이 많이 바뀌긴 했다.
등 뒤로 기타를 메고 LP를 담을 수 있는 가방을 들고 무겁게 걸어 다니던 홍대 거리를
이제는 차를 타고 갈 수 있더라.
아주 최근에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노래를 할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해 주셨다.
'오래간만에... 노래라...' 준비하는 내내 온갖 잡념들이 나를 괴롭히고 있었지만 막상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시작할 때는 그 잡념들이 싸악 사라졌다. 매일 노래를 하면 잡념은 완전히 사라지겠지?
거의 2년 만의 공연이었다. 마지막 공연은 나와 함께하는 밴드 멤버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혼자다. 아! 기타와 하모니카, 카주가 있었지!
사실 난 직업이 따로 있는 사람이다.
한때는 기타 치며 노래하지 않겠다고 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불청객(이 녀석의 이야기는 따로 하도록 하겠다.)녀석 덕분에 지금도 기타를 가끔씩 잡고 있고
가사도 내 옆에 놓인 노트에 생각날 때마다 끄적거리곤 한다. 그게 지금은 아주 낮은 확률로 나의 음악이 되고 있으니 '언젠가 음반을 내지 않을까?' 하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아주 조금씩 부응하고 있는 것 같다.
몇 달 전 서울 홍대에 위치한 피터판(LP와 CD를 파는 레코드샵)에서 사장님과 대화를 하였을 때
"책이 많이 들어왔네요? 저도 언젠가 책을 한 권 쓰는 게 목표예요"라고 하니
"그럼 지금부터 써야죠! 그래야 나중에 돼서 뭔가 나오지 않을까요?"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맞다. 그렇다. 더 망설일 필요가 있겠는가!
이제는 진짜 시작이다.
추억이 떠오르는 음악과 함께
나의 많은 에피소드를 풀고자 한다.
괜히 내 필명이 '좋은음악수집가'가 아니다.
어디서든지 저 닉네임이 보이면 나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두 번의 도전 끝에 작가가 선정되었습니다.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저의 이야기를 천천히 오랫동안 좋은 음악과 함께 풀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