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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음악수집가 Aug 08. 2022

펭수, 행복한 삶을 위한 활력소

반쪽짜리 음악인이 아닌 반의 반의 반쪽 뮤지션의 삶의 이야기

"엣헴 엣헴! 엣헴 엣헴 엣헴 엣헴! 신이나 신이나 엣헴 엣헴 신이나!"


 그때의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의 구독자는 1천 명을 겨우 넘기던 시절이었다. 그때는 인지도가 크게 없던 시절이라 인스타그램 DM을 보내면 답장도 꼬박 해줄 정도로 여유가 있었더랬지...

그래! 펭수를 처음 만났던 날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겠다.




 2019년 4월은 내가 어둠 속으로 계속 들어가던 시기였다. '이별', 어쩌면 모든 생명체라면 제일 맞닥뜨리기 어려운 순간일 것이다. 그래도 운명이라면 받아들여야 하는 것. 6년이라는 시간이 '가치관'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방에 무너졌다.  그래!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는 법! 하지만 그 상황을 직면한 나로서는 그 자체가 엄청난 시련의 시작이었다.


 이후의 공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때를 회상하는 건 정말 싫지만 굳이 말하자면...

'신체의 반의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마음도 마찬가지, 주변 사람들이 온통 나를 걱정했다. 직장동료며 친구들이며 당시 다니던 주짓수 회원들과 밴드 멤버들, 심지어 가족들도 알고 있던 사실이니 그럴 수밖에.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것이 필요했다. 그렇게 좋아하는 음악이 제대로 들리지 않았고 퇴근길이 너무 괴로웠다. 혼자 있는 시간이 제일 두려웠고 오히려 출근하는 시간이 위로가 되었다. 출근을 하면 사람이 있으니까. (근데 출근은 지금도 좋다! 물론, 사람이 있으니까!)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뜬금없지만 'EBS 중학교 1학년 수학'이었는데 삶에 답이 없다고 판단한 나 자신이 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이것뿐이었다. 교재도 사고 EBS에서 차근차근 설명해주시는 이지연 선생님의 강의를 듣는 게 기상 후 시작이었다. 그런데 강의를 듣다 보면 일정한 시간에 방해를 하는 펭귄 녀석이 있었는데 그 녀석이 바로 '펭수'였다.


바로 이 녀석을 눌러야 학습 도장을 받을 수 있었다.(출처 : EBS)

 강의 내내 등장하는 이 녀석이 참 거슬렸다.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면서 총 세 번 눌러줘야 했는데 그것마저 귀찮았지만 싫지는 않았다. 만약 싫었다면 그 이후가 어떠하였을지는 모르겠지만... EBS의 성의를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 




바로 이 장면... 이 행동을 누가 미워하리..! (출처 : https://pengsuu.tistory.com/, 자이언트 펭TV)


 이 작고(?) 귀여운 펭귄의 정체가 알고 싶었다. 유튜브에 당장 검색을 해보니 정말 거대한 펭귄 한 마리가 에피소드마다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그 자체가 참 신기했다. (구독자가 1000명을 겨우 넘긴 상태였으며 'EBS 육상 선수권 대회'도 열리기 전이었다. 아쉽게도 그 대회의 영상은 볼 수 없다.)


 남극 펭(?)에 빼어날 秀(수)를 합하여 지었다는 펭귄의 이름은 '펭수', 생긴 건 무지막지하게 생겼지만 이 녀석은 황제펭귄이다... 이 친구는 학교에 들어가서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기도 하고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기도 하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한국민속촌에 들어가서 "엣헴 엣헴" 하면서 매표소 직원과 실랑이를 하는 것도 나를 웃게 해 줬다. 그러다가도 '구독자 1만 명'을 위해서 땡볕에서 고생하는 펭귄이 참 가여워 보였다. 아니 불쌍했다. 저렇게 까지 고생을 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그때는 구독자를 모으기 위해 고생을 많이 했지만 구독자가 제일 높을 때는 210만을 넘겼다. 현재는 유튜브 정책이 바뀌면서 비공개된 구독자가 공개되었는데 189만 명임을 확인했고 그래도 꽤나 높은 편이다.)


 '저 녀석 정말 행복해 보인다...'


 나의 상황과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녀석이 참 신기하면서도 부러웠다. 그럴만했다. 그때는 아침에 눈뜨는 것부터가 숨이 막힐 듯 답답한 시작이었으니까 (물론 지금은 이겨냈다. 시간이 약이다.)

천천히 이겨내는 방법을 무지막지한(?) 펭수녀석 덕분에 알아가고 있었다. 펭수는 분명 펭귄인데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더 잘 알고 있었고 부조리함을 시원하게 긁어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역시 해야할 말은 꼭 하는 펭수를 보면서 나도 웃을 수 있었다.


"힘든데 힘내라. 이것도 참 어려운 거거든요. 내기 힘든데 '힘내'라고 하면 힘이 납니까? 아니죠, 그쵸? 그러니까 힘내라는 말보다 저는 '사랑해'라고 해주고 싶습니다."


 맞다. 내가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었고 대부분 나에게 던진 '힘내라'는 내게 말해주었을 때 분명 위로의 말이었지만 정작 내가 전혀 위로를 받지 못했다. 그 누구에게도. 아니, 힘이 전혀 나지 않는데 힘내라고 하면 거의 고문이잖아? 그래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주변에서 주는 응원도 있었지만 펭수의 문장이 너무나 큰 위로가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나는 사랑받는 존재구나' 생각할 수 있었으니까.


 이겨내면서 펭수를 향한 사랑이 극에 달하니 굿즈가 보이면 눈길이 갔다.(사실 제일 위험한 순간이다.) 굿즈에만 눈길이 갔을 리가 있을까... 한번은 던킨도너츠와 펭수가 콜라보레이션을 하였을 때, 매장에 대형 펭수가 붙여져 있었는데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무작정 들어갔던 적도 있었다. 그리고 광고용으로 붙여놓은 대형 펭수 브로마이드를 달라고 했는데 천사 같은 마음씨를 가지신 점장님은 받으러 오는 날을 지키지 못한 나를 위해 따로 빼놓으시기도 하였으니... 지금도 그곳을 갈 때마다 늘 감사를 전해드린다. ("늘 먹던 것으로요."는 필수)


정말 다행스럽게도 큰 사이즈로 나오긴 했지만... 정말 초창기 시절에는 답장을 해줬다는 것에 의미가 더 크다. 


"부정적인 사람들이 있군요? 그럼 그 사람들이 문제예요. 부정적인 사람들은 도움이 안 돼요. 긍정적인 에너지로 긍정적인 사람들과 이야기하세요. 세상에 친구는 많고 지구는 넓어요. 여러분들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세요."


"요새도 펭수에 빠져있냐?"
"아들~ 펭수는 이제 그만해야 하지 않니?"


등의 걱정 아닌 걱정을 듣는 것이 이제는 익숙해졌다. 휴대폰을 바꾸거나 새로운 전자기기를 접하면 어김없이 펭수와 관련된 굿즈를 찾아보는 것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되었으니. 그렇다고 자주 바꾼다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그리고 지난 생일에는 펭클럽임을 실감하는 선물들을 많이 받아서 참으로 행복한 2022년의 시작을 알렸으니 그거면 되었다!



2022년 생일에 받았던 펭수 굿즈들. 그저 모든 게 감사한 하루였다.


 2019년에 비해 2022년의 펭수의 모습은 정말 '찐팬'이 아니고서야 챙겨보기 힘들어졌다. 컨텐츠가 이전에 비해 약해졌다는 느낌도 들고 코로나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인지 활기 있는 모습도 이전만큼 못한 것도 한몫할 것이다. 그래도 그의 에너지는 많은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단순히 귀여워서 이 친구가 좋은 것이 아니다. 귀여운 것은 기본적으로 깔려있지만 가장 힘든 시기에 나를 웃게 해 준 것은 펭수가 유일하였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 서른 하나의 주책이라면 주책이겠지만 조금 오버해서 펭수는 생명의 은인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자신감, 자신감은 자신한테 있어요."


 확실한 것은 슬픈 일을 이겨냈을 때의 나의 모습은 조금은 더 단단해졌다. 비 온 뒤 땅이 굳듯이 마음이 조금은 좋은 방향으로 단단해졌다. 안타까운 것은 내가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달까? 이제는 조금씩 자신감을 내야 할 시기가 온 것인지 정신 차리라는 말로 느껴진다. 그래! 조금씩 나아진다는 믿음도 자신감일 테니까! 빌보드를 정복하겠다는 다소 무리가 다분한 펭수의 근거 없는 자신감을 나 자신도 어느 정도 가지고 가야겠다! 


 여담이지만 2주마다 토요일에 한 편씩 글을 발행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한 격리기가 예상에 없다가 어제 발행되었고 이 편은 8월 8일, 펭수의 공식적인 생일을 기념하여 발행하기 위해 오랜 시간 묵혀놓은 글이다. 돌아오는 토요일에 또 발행을 하면 단기간에 3~4편을 발행 한 셈인데 발행하고 나면 후련하다가도 새로 써야 할 글들이 나를 기다린다. 그래... 열심히 써야지. 약속한 것은 꼭 지킵니다.




좋은음악수집가가 찾아본 펭수와 관련된 음악 소개! 펭수를 사랑하기 때문에 더욱 냉정하게 바라보려고 노력하였습니다.



펭수, Tiger JK, Bizzy, BIBI - 펭수로 하겠습니다


 드렁큰타이거와 MFBTY로 그리고 윤미래의 남편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래퍼 Tiger JK(2012년에 작고하신 원로 음악평론가 서병후 님의 아들이기도 하다.)와 역시 MFBTY의 래퍼 Bizzy, R&B 싱어 BIBI가 펭수를 위해 뭉쳤다. <빌보드 차트 1위 프로젝트>라는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을 위해 뭉친 것 치고는 음악이 나쁘지 않다. 언젠가 빌보드 차트 1위를 하지 않을까?라는 염원을 담은 것인지 '우리는 마음만큼은 빌보드 차트 1위!'를 노린 것인지 모호한 음악이지만 그래도 국내 차트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보아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셈이다. 물론 이후로 빌보드 프로젝트는 2020년 이후로는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그것은 EBS가 판단할 문제인 것 같다.

 



 동물음악대(펭수, 소울곰, 고막여우) Prod. by 록단장 - 크리스마스 리턴즈


 소울곰은 그룹 god의 메인보컬로 유명한 김태우고 고막여우는 연기자 박진주라는 것을 표지만 봐도 알 수 있다. 작사와 작곡은 각자의 영역에서 매우 유명한 김이나 작사가와 윤상이 맡았고 프로듀싱 역시 록단장이라 칭한 윤상이 맡았다는 것만으로도 곡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가 증명이 된 셈이다. 크리스마스 캐롤인데 레게 리듬을 사용했다는 것이 신기하게도 너무 잘 어울린다. 오토튠을 진하게 사용한 펭수의 랩은 '굳이 사용하지 않았어도 될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돌아오는 크리스마스에 한번 더 들어볼 법한 레게 리듬 캐롤이다.(B급 감성의 뮤비는 덤)


 

펭수 - 요들송

공식음원이 아닌 유튜버 'ZzaPi짜피'님이 올리신 팬심으로 만든 펭수의 요들송 편곡 버전이다. 사실 위에 나온 공식음원 보다 나는 이곡을 최고로 친다. 명확한 이유를 쓰기는 곤란하지만 제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곡이라 그런가? 이 유튜버가 계속 이 음악을 남겨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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