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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음악수집가 Jan 14. 2023

답이 없다고요? 결국 답은 제가 찾는 거죠!

마츠다 세이코의 <靑い珊瑚礁(푸른산호초)> 를 들을 수 있는 음반들!

"야! 너 일본 음악에 빠지면 답 없어!!"


 당시 저렴한 일본 가요 음반(12인치)의 가격이 7~8000원 하던 시기가 있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아도 5만 원 정도면 퀄리티 높은 음반을 저렴하게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행복했고 돌아와서도 음악을 들으며 황홀했다. 놀랍게도 내게 저 말을 한 사람은 옆에 있던 친구도 아닌 음반을 판매하는 사장님이었다는 것이다.


그때도 야마시타 타츠로(山下達郎; 일본 시티팝의 대부로 잘 알려져 있는 아티스트 / 1953~ )나 타케우치 마리야(竹内まりや; 야마시타 타츠로의 아내이자 시티팝 명곡 중 Plastic Love를 만들고 부른 아티스트 / 1955~ )의 음반은 보기 어려웠고 있다고 한들 가격이 비쌌다. 그래서 비교적 저렴한 음반에 자연스레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는데 어쩌면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자연스러운 행동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음악에 빠지면 답이 없다며 도대체 음반을 사라고 하는 것인지 사지 말라는 것인지 저 아리송한 말씀에도 불구하고 가게에 매출을 올려주던 나는 단호하게 "에이~ 누나, 답이 없는 게 말이 됩니까?"라고 받아쳤다. 그때는 몰랐지 그 말이 진짜라는 것을 하지만 우리는 어린 시절 "공부 열심히 해라."라고 하시는 어른들의 말을 그냥 흘려듣는다. 그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많이 늦었을 뿐.


호황기였던 일본의 1980년 대를 음악을 통해 대변하는 것 같은 여유로운 느낌이 너무 좋았다. 곡의 분위기가 밝으면 밝은 대로 어두우면 어두운 대로 특유의 느낌은 그 시대적인 상황도 한껏 반영했다는 생각까지 들게 하였다. 들으면 들을수록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 어쩌면 내가 첫 해외여행을 일본으로 잡은 것도 당시 많이 들었던 일본 음반들의 공이 가장 컸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안타깝게도 일본 음반도 가격대가 많이 상승했다.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면 음반을 사는 것에 있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물론 나로서도 음반을 구입하는 데 있어 많은 신중을 가하는 편이고 대신 사고 나서 후회는 절대 하지 않는다만... 그래도 좋은 음악이 담긴 음반이라면 사서 들어야 한다는 나의 신념은 굽히지 않으며 산다. 음반이 주는 느낌은 확실히 다르거든!


여전히 좋은 음악이 담긴 옛날 음반을 보면 설레고 가지고 있는 음반을 매대에서 발견하면 늘 반갑다. 모르는 사람이 "이 음반 좋아요?"라고 묻는다면 "오! 그 음반 아주 좋아요!"라고 해주고 싶은 날도 적잖게 있었다. 특히 일본 음반이 그랬다. 마츠다 세이코나카모리 아키나의 음반이라면 더욱!


그리고 여전히 "일본 음악에 빠지면 답 없어!"라고 해주신 누나에게 감사드리며 산다. 만약 그냥 시큰둥하게 계산해주셨으면 그냥 듣다가 말았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참된 매력을 모른 채 살았을지도? 그리고 함께 일본 음악을 공유하는 친구와 일본 여행을 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답을 찾았냐고 물으신다면 웃고 넘길 수밖에 없다. 여전히 찾는 중이고 찾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으니까. 답이 없는 채로 다음 세대에게 "일본 음악에 빠지면 답 없어요~"라고 너스레를 떨 수도 있다. 이 말을 들으실 다음 세대에게 미리 미안한 말씀을 전한다. 아! 이 글을 읽으시고 '대체 일본 음악이 뭐길래?'라는 호기심을 가지시는 분이라면 더더욱!




마츠다 세이코는 1980년에 데뷔하여 현재까지도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마츠다 세이코의 두번째 싱글. 1980년 7월 1일에 발매되었다. B면에는 TRUE LOVE~そっとくちづけて(살짝 입 맞춰줘)가 수록되어있다. (본인소장)

 마츠다 세이코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푸른산호초>를 데뷔곡으로 착각하기 쉽다. 명확히 정립하고 시작하자. 이 곡은 두 번째 싱글 음반임을! 그녀의 데뷔는 결코 초라하지 않았다. 1970년대의 일본의 슈퍼스타 야마구치 모모에(1959~ )가 결혼소식과 동시에 은퇴선언이라는 충격적인 발표와 함께 마츠다 세이코가 혜성처럼 등장했다. 오죽하면 마츠다 세이코의 첫 데뷔방송에서는 '포스트 모모에'라는 수식어가 등장하게 된다. 첫 방송에서 긴장할 법도 한데 프로다운 모습의 열여덟의 마츠다 세이코는 그렇게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르고 본격적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간다.


1980년 8월 1일에 나온 마츠다 세이코의 정규 1집 <SQUALL>. 데뷔 싱글인 裸足の季節(맨발의 계절)도 이 음반에 수록되어 있다. (본인소장)

  <푸른산호초>의 작사는 미우라 요시코(三浦徳子), 작곡은 오다 유이치로(小田裕一郎)가 맡았으며 작사가 미우라 요시코는 데뷔 싱글이었던 <맨발의 계절>부터 다섯 번째 싱글 '여름의 문(夏の扉)'까지 작사를 맡았으며 작곡가인 오다 유이치로는 마츠다 세이코 뿐만 아니라 안리, 타하라 토시히코 등의 가수들의 히트곡을 만들었던 유명한 작곡가였다. 안타깝게도 오다 유이치로는 2018년, 6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981년 11월 1일에 나온 마츠다 세이코의 첫 베스트 음반. 마츠다 세이코의 초창기 히트곡을 듣고 싶다면 이 음반을 강력 추천한다. (본인소장)

 

 1980년대 초의 마츠다 세이코의 영향력은 강력했다. 특히 바로 위에 보이는 마츠다 세이코의 첫번 째 베스트 음반에 보이는 그녀의 머리 스타일은 '세이코 컷'이라는 독특한 헤어스타일 이었다. 세이코 컷을 오랜시간 유지한 것도 아니고 2년도 채 되지 않는 시간동안 유지했을 뿐인데 당시 많은 팬들이 따라할 정도였고 숏컷으로 변화를 주었을 때도 따라하는 사람이 많았던 그야말로 아이돌 그 자체였다. 오죽하면 그녀의 이름과 머리스타일을 따라한 聖子ちゃんず(세이코짱즈)라는 팀이 생겨났을까...



마츠다 세이코의 세 번째 베스트 음반, 1983년 11월 1일에 나왔으며 이 음반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Sweet Memories>를 꼽을 수 있다. (본인소장)

 

 아쉽게도 마츠다 세이코의 두 번째 베스트 음반인 <Seiko・index>는 가지고 있지 않다. 설령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지 않는다 해도 세 번째 베스트 음반인 <Seiko・plaza>는 조금 주목할 만하다. 박스형식에 세장의 음반이 담겨있으며 역시 베스트 음반답게 히트곡들로 알차게 채워져 있는데다가 마츠다 세이코의 대부분의 싱글은 정규음반에도 담겨있는 반면 'Sweet Memories'는 정규음반에 수록되지 않고 이 음반에 수록되어 있다. 게다가 미발표곡이었던 'WITH YOU'도 7인치로 들어있으니 그 자체로도 소장가치가 있다. (가격도 저렴한 것은 덤!)


가창력, 미모, 무대매너의 삼박자를 고루 갖춘 그녀의 레전드 라이브.

결국 마츠다 세이코를 한마디로 정의하라고 하면.... 어디보자..! 그래! 그녀는 밝은' 해의 아이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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