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밴드 음악이 좋은 걸 어떡해?!!!
지난 불꽃밴드 1회에서의 평가전 순위에서는 사랑과 평화가 1위를 차지하였다. 그 뒤로 이치현과 벗님들, 전인권 밴드, 다섯손가락, 김종서 밴드, 권인하 밴드가 차지하였고 부활은 제일 마지막 순위 7위를 기록하였다.
1회가 밴드 간의 평가전을 담았다면 2회에서는 관객이 직접 평가하는 시간! 본격적인 감상평을 내기 전 순위를 공개하고 시작하고자 한다. 물론 프로의 세계는 냉정했고 관객의 평가도 혹독했다. 우선 이번 경연의 순위부터 아래의 사진을 참고하여 빠르게 확인해 보자!
이번 경연의 주제는 <2023 오늘의 나를 있게 한 노래>였으며 각 밴드 혹은 아티스트 개인을 상징하는 곡으로 준비하였다고 합니다! 이 글에서 표현하는 모든 것들은 저의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힙니다. (순위에 따라 저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대한민국에 펑크(funk)를 최초로 뿌리를 내린 기념비 적인 곡을 2023년의 사랑과 평화가 선보였다!(데뷔음반에는 이철호의 이름이 없지만 분명한 것은 이름이 올라가지 않았을 뿐 당시 퍼커션으로 참여하였다.) 보컬 이철호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멋'이다. 출연진 중 가장 맏형이지만 감각은 제일 젊다. 그리고 무대 의상을 갈아입는 동안 키보디스트 이권희가 리드하는 연주는 청중들을 압도한다. 그리고 후렴구를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무대매너는 어디 흠잡을 데가 없다. 집요하게 흠을 찾으려 노력했으나 찾기가 어려웠다.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면 사랑과 평화는 1회에서 <장미>를 불렀고 2회에서 <한동안 뜸했었지>를 불렀는데 또 한 번 자신의 곡을 부르는 미션이 나온다면 어떤 음악이 나올지 전혀 감이 안 잡힌다는 것. 이미 초반에 필살기 수준의 곡을 불렀다는 것. 물론 <어머님의 자장가>, <울고 싶어라> 같은 곡도 있겠다만 마주하게 될 관문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물론 더 지켜봐야 한다. 2회 연속 1위를 차지하였는데 계속 지켜나갈 수 있을지!
전인권의 컨디션 문제를 지난 편에 언급을 했었다. 1화에서의 컨디션은 아니지만 준수한 상태로 곡을 리드했다. 그리고 곡의 도입에서 치고 나오는 정현철의 기타 톤은 정말 개인적으로 사랑하는 기타 톤이다. <걱정 말아요 그대>는 2004년에 발표한 솔로 4집 '전인권과 안 싸우는 사람들'에 수록되었고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는 들국화 4집에 수록된 버전과 후배가수 이적이 리메이크 한 버전으로 공개되었다. (80년대 배경에 2004년의 곡이 들어가서 의아했던 기억이..)
지금 나오는 영상 속 편곡은 들국화 4집에 수록된 버전과 거의 흡사하다.(정현철은 당시 활동 멤버이자 녹음에도 참여했다.) 전인권 밴드는 사랑과 평화와는 상반된 노선으로 본능을 자극하는 펑키한 사운드가 아닌 감정을 어루만지는 곡으로 선택했다. 특히나 대중적으로 아주 잘 알려진 곡이기도 했기에 더욱 잘 먹혀들었다.
(방송 속에서는 도입부 기타 솔로가 약간 편집되었지만 공개된 음원에서는 길게 들을 수 있다.)
아직까지는 전인권의 컨디션은 괜찮아 보인다. 이 영상에서는 안 보이지만 꽤나 오랜 시간을 현장에서 대기했다는 것을 인터뷰를 통해 밝히는데 '긴장을 많이 하면 그날 공연이 잘돼요."라는 말이 참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다음 경연 때도 과연 그 말을 지켜낼 수 있을지... 걱정이 조금 앞선다.
1회에서 편곡자 2명(심온, 우종현)을 정식 멤버로 소개했다가 별로 좋지 않은 말을 들은 후 그것을 의식한 탓인지 이번에는 악기를 들고 투입하였다. 1회에서도 그랬고 2회에서도 다른 아티스트들은 권인하를 두고 <비 오는 날의 수채화>를 떠올렸는데 권인하는 이를 두고 "너무 뻔해요."라고 일침 한다.
참 이 팀은 아무리 봐도 '밴드'라는 느낌보다 권인하의 개인 무대에 연주하는 팀이라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든다. 점수를 잘 받은 이유는 밴드의 역량이 좋아서인지 편곡이 좋아서인지에 대한 의문점이 강하게 들었다. 확실하게 표현하자면 후자가 확실하다.
다음 권인하 밴드의 곡은 사실 어떤 곡이 나와도 크게 기대가 되지 않을 것 같다. 현장에서의 분위기는 가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이들의 3위는 확실히 밴드의 역량보다는 편곡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느껴지는 순위였다.
난 아직도 이 곡이 원키로 소화가 가능한 김종서가 놀라울 뿐이다. 그러니까... 3위를 보고 느낀 점이 밴드의 역량이 아닌 편곡 빨(?)이 먹히니 '김종서 밴드가 과연 4위가 맞나?' 하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종서 밴드도 나름 아쉬울 것이다. 선곡도 아주 훌륭했다고 보는데 4위면 딱 중간인 셈. 그래도 김종서는 여전히 레퍼토리가 많을 것을 알기에 다음 경연에서는 분명 상위권에 오르기 위해 칼을 가는 느낌으로 경연에 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플라스틱 신드롬은 1995년에 발표한 김종서 솔로 4집 <THERMAL ISLAND>에 수록된 타이틀 곡이며 당시 서태지와의 꾸준한 교류를 통하여 나온 작품이기도 하다. 당시에는 80만 장 이상이 팔리며 히트를 쳤고 김종서를 대표하는 곡을 떠올리라고 하라면 <겨울비>, <아름다운 구속> 그리고 이 곡이라 할 수 있겠다.
경연이 아닌 공연에 집중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선곡 자체는 miss가 아니지만 경연으로 두고 봤을 때의 편곡은 상당히 miss였다. 하지만 공연에 집중했다는 느낌이 들어서인지 편곡 자체는 상당히 수준 높았다. 이치현이 곡 중반부에서 플루트를 불 때는 마치 Camel의 <Stationary Traveller>를 연상케 했다. (근데 정말 이런 느낌을 노렸다면 당연히 경연에서는 하위권일 수밖에 없다.)
사랑의 슬픔은 1986년에 발표한 이치현과 벗님들 5집의 타이틀 곡이며 당시 최고의 히트작임과 더불어 이치현과 벗님들의 실력이 가장 최고조에 달했다고 한다. 옛날 음반이 히트를 했다는 증거는 중고음반 시장 가격을 보면 대충 유추가 가능한데 내가 이 곡이 담겨있는 음반을 단돈 5천 원에 구한 적이 있으니 엄청나게 히트를 쳤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집시 여인>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물론 언제쯤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마 이치현과 벗님들을 기억하는 대중들도 정말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니 제발!!!
다섯손가락은 그들의 데뷔곡이기도 한 <새벽기차>를 들고 나왔다. 이태윤의 프렛리스 베이스로 이끌어 내는 몽환적인 도입부를 지나고 하드 한 록 발라드로 이끌어 내는 다섯손가락의 합이 아주 좋다. 특히 드러머 장혁(前 김종서 밴드)과 영혼의 베이스 이태윤의 합이 굉장히 안정적이기에 곡 후반에 나오는 Eagles의 <Hotel California> 기타 솔로도 굉장히 편안하게 들린다. (그렇다고 해서 이 부분이 신의 한 수까지는 아닌 듯. 평범하게 끝냈어도 될 듯했다.)
다섯손가락의 활약이 조금 더 두드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팀의 색채가 제일 느껴지지 않는 팀이기도 하고 그저 담백하기만 하다. 초반의 이태윤의 베이스가 기대감만 한껏 올려놓기만 한 느낌이었다.
부활의 앞날이 캄캄해 보인다. 하지만 부활은 늘 위기에서 음악으로 증명했듯 분명 밴드의 이름대로 드라마틱한 반전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공교롭게도 박완규는 1회와 2회에서 초대 보컬 이승철이 부른 곡으로 최하위를 기록하였는데 이제는 본인이 부른 곡을 부를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애초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느낌.... 박완규는 느린 곡보다 빠른 곡이 더 어울린다. 물론 경연의 주제를 두면 이 곡이 더 알맞은 건 어쩔 수 없다.
지난 편에서 김태원의 기타를 두고 '음이탈이 잦은 편이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부활은 지난 밴드 간 평가전 그리고 이번에 관객이 평가하는 자리에서 두 번이나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방송의 음악과 공개된 음원의 기타 소리가 다른 걸로 봐서는 후시녹음을 한번 더 한 듯하다.
Never Ending Story는 부활 8집 <새, 벽>에 수록되어 있으며 이승철의 합류만으로도 많은 화제를 낳기도 했다. 그리고 월드컵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속에서도 25만 장이라는 판매고를 올렸지만 이승철과 김태원의 갈등으로 인하여 또 헤어지고 만다.
다음화의 예고는 이렇다! 불꽃밴드에 출연하는 각각의 팀이 다른 가수를 초청하여 꾸미는 합동무대! 대략 유추라도 가능하게 해야 하는데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결국 본방사수가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