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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음악수집가 May 12. 2024

너를 보내는 길과 시간이 더 길었으면 좋겠어

Beatles - Don't Let me down (1969)

 되도록이면 매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려고 노력한다. 내가 주말에 당직이 있다면 조금은 곤란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녀와 상의를 하고 그녀가 대중교통을 타고 내게 온다. 오는 길이 가까우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녀가 오는 길은 수원에서 서울을 거쳐서 경기도 연천으로 온다.


"오느라 고생했어!!"


내가 그녀를 보자마자 끌어안으며 늘 말을 한다. 맞다. 그녀는 위수지역이 있는 나를 위해 정말 먼 길을 고생하면서 온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갈아타면서 자신은 어디쯤에 왔고 대략 몇 시에 도착하는 것을 알려주면 나는 시간을 맞춰서 미리 기다리는 것이 가을부터 여름이 오기 전까지 계속 진행 중이니 이 얼마나 감동을 안 받을 수 없겠는가!




 나는 일요일이 무섭다. 정확히는 일요일의 시간이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녀를 다시 원래의 자리로 보내주어야 하는 시간이니까. 그녀가 조금이라도 더 가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1호선 끝에서 보내지 않고 차를 타고 조금 더 가서 내려준다. 어느새 덕정역 공용주차장은 나의 단골 주차장이 되었다.


내리자마자 바로 보내주지 않는다. 그녀가 먼저 말을 건넸다.


"시장 구경이라도 조금 하고 갈까?"


조금이라도 붙어있고 싶은 서로의 마음을 누가 모를까, 그런 그녀의 제안에 나는 동의했다. 나의 팔을 감싸 안기도 하고 나의 손을 잡기도 하는 그녀의 모습은 늘 사랑스럽다. 그래, 너는 처음 만났던 2023년 8월 19일의 모습 그대로 예뻤으니까.


그런 그녀가 오늘은 나에게 집에 가서 먹으라며 방울토마토를 한 상자 사주었다. 조금이라도 나를 챙겨주는 모습마저 사랑스러웠다. 그렇게 시장을 한 바퀴 돌면서 그녀가 제일 관심을 보이는 꽃을 파는 곳에서 다육 식물을 보고는


"이게 이뻐? 아니면 이게 이뻐?"


라고 내게 문제를 내는 모습조차 사랑스러워 휴대폰 카메라로 여러 장 찍기도 하였다. 정말 아쉬운 것은 그러는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었다는 것, 그런 아쉬움이 표정으로도 조금씩 티가 나고 있었나 보다.


그녀를 보내기 15분 전, 그녀가 내게 말했다.


"오빠는 여기(지하철 역) 올 때마다 표정이 안 좋네?"

"니가 조금 있으면 가는데 아쉬우니까 그러지."

"그런 거였어??"


매번 내 표정을 제일 가까이서 보는 그녀였기에... 늘 같은 곳에서 짓는 나의 표정이 더욱 궁금했었나 보다. 티 내지 않으려 애썼지만 나는 정말 보내기가 그렇게 싫다. 적응하기도 싫고 집으로 돌아올 때의 허전함을 오롯이 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 모든 것이 나의 몫이 아닌가. 그래도 늘 다음을 기약하고 그녀를 보낸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보이지 않는 순간까지 나는 개찰구 앞을 지켰다. 그녀가 보이지 않으면 나는 그제야 허전함을 안고 차를 탄다.


그녀가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길 바라면서 나의 안전도 빈다. 나의 주말도 그렇게 끝나간다. 




Beatles의 옥상공연. 이 곡이 그대로 Let it Be Naked 버전에 수록된다.


 비틀스의 <<Let It Be>> 음반을 구입해 본 리스너들은 알 것이다. 그렇다. 이 곡은 수록되어 있지 않다. 이 곡이 담긴 음반을 구입하려면 50주년 기념음반인 <Let It Be ; Super Deluxe>, <Past Masters> 그리고 <Let It Be... Naked>를 구입하면 들을 수 있다. 그래도 옥상공연뿐만 아니라 스튜디오에서 이 곡을 녹음한 버전을 유튜브를 통해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곡은 정규음반에 수록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내가 처음  <<Let It Be>> 음반을 구입하였을 때, 이 곡이 나오지 않아서 한참을 갸우뚱거렸던 기억이 난다. 참 멍청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 50주년 기념 박스세트로 샀을 때도 이 곡이 없어서 다른 음반을 한참을 뒤적거리다가 다른 음반에 있다는 것을 알고는 이 곡이 너무 익숙해져서 착각했었다.


뮤직비디오(공연실황)가 참 잘 뽑혔다. 존 레논은 가사를 정말 잘 쓴다. 어렵지 않게 써서 진솔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아티스트가 아닐까?


I'm in love for the first time

난 처음으로 사랑에 빠졌어

Don't you know it's gonna last

이게 계속될 사랑인지 모르겠어?

It's a love that lasts forever

그건 평생 갈 사랑이야

It's a love that had no past

그건 과거엔 없던 사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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