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서문) 빠다 코코넛은 과자가 아니라 기억이다.

포장을 여는 순간 퍼지는 고소한 냄새는 언제나 시간을 거슬러 나를 초등학교 교실로 데려다 놓는다. 나무 책상 위에 연필과 공책이 어지럽게 놓여 있고, 쉬는 종이 울리면 가방 속에서 조심스레 꺼내던 그 과자. 그때의 빠다 코코넛은 지금처럼 흔한 간식이 아니라, 하루를 견디게 해 주는 작은 호사였다.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간식은 많지 않았다. 선택의 폭이 좁았기에 하나의 과자는 더 또렷하게 기억에 남았다. 빠다 코코넛은 얇고 네모난 모양으로 겉은 담백했고, 씹을수록 은근한 단맛과 고소함이 퍼졌다. 자극적이지 않았기에 오히려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 맛은 친구들과 나누어 먹던 웃음, 집에 돌아가기 전 잠시의 여유, 그리고 아직 세상이 복잡하지 않던 시절의 마음과 닮아 있었다.

지금 다시 빠다 코코넛을 먹어보면, 맛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듯하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나는 많이 달라졌다. 세월을 지나오며 수없이 많은 선택과 책임을 안고 살아왔고, 세상은 훨씬 빠르고 요란해졌다. 그럼에도 이 과자를 입에 넣는 순간만큼은 마음이 잠시 느려진다. 단순했던 시절의 나, 충분히 웃고 쉽게 기뻐하던 나를 다시 만나는 느낌이다.

빠다 코코넛은 특별히 화려하지 않다. 그렇기에 더 오래 남는다. 삶도 어쩌면 그렇지 않을까. 눈부신 순간보다, 조용히 곁에 머물러 주던 것들이 나중에 돌아보면 가장 큰 위로가 된다. 어린 시절의 빠다 코코넛처럼 말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이 익숙한 과자를 하나 집어 들며, 지나온 시간에 조용히 고마움을 느낀다. 그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거실 탁자 위에 놓인 빠다 코코넛 을 보니, 잠시 잊고 살았던 70년대 초등학교 시절의 풍경이 눈앞에 선하게 그려집니다.

Looking at the butter coconut on the living room table bathed in warm sunlight, I vividly picture the scenery of my elementary school days in the 1970s, which I had momentar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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