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타래 May 14. 2020

나를 즐겁게 하는 것과 불쾌하게 만드는 것


1. 좋아하는 영화 : 인터스텔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들을 좋아한다. 특히 인터스텔라와 인셉션을 좋아한다. 영화 자체로 보면 인터스텔라는 상대성 이론의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중력에 의해 달라진다는 개념을 너무 잘 표현했다. 그리고 블랙홀을 구현해서 눈 앞에서 본 순간 소름이 돋았다. 블랙홀은 그저 검은 구멍이라고 생각했는데 중력 렌즈 효과 때문에 테두리가 아주 밝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블랙홀에도 여러 종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영상으로 표현하고, 이를 위해서 놀란 감독의 동생이 실제로 4년 동안 물리학을 공부한 점이 끌린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시간을 자유자대로 가지고 노는게 영화를 보면서 즐겁기 때문이다. 인터스텔라에서는 중력에 의해 각자의 장소에서 시간의 속도가 달라지는 것, 인셉션에서는 꿈 속의 꿈이라는 개념을 통해 각 꿈의 단계에서의 시간이 다른점, 덩케르크에서는 지상, 바다, 공중에서의 각자 다른 시간이 결국 한 곳으로 모이는 것 등이 있다. 그리고 이상하게 CG를 싫어하는 감독이라서 정말 힘든게 아니면 CG같은 장면도 실제로 촬영을 한다. 자신의 작품을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집요함이 느껴지는 감독이다.


2. 좋아하는 책 : 자기계발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책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기 전에는 소설책을 좋아했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좋아해서 번역본이 나오기를 오매불망 기대하면서 매일 서점에 가서 기다리기도 했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이다. <신>이라는 책까지는 베르베르 작가가 낸 책은 모두 챙겨서 읽었다. <개미>, <아버지들의 아버지>, <타나타노트>, <천사들의 제국>, <뇌> 등을 좋아하지만 전체적으로 베르베르 작가의 책은 정말 좋아한다. 그 이유는 우리가 주변에서 접하기 쉬운 생명체나 사건 등에 자신의 상상력을 넣어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다. 개미와 사람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는 <개미>, 사후 세계를 탐험하고 저승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승의 사람들이 저승에서 관광을 하고 전쟁을 하는 <타나타노트> 등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훅 빨려들어간다.


하지만 2017년부터는 자기계발서 위주로 읽고 있다. 아무래도 실력과 지식이 부족해서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중이라서 실제로 지식이 되는 책을 우선시하고 있다. 매년 올해의 책을 뽑고 있는데 2017년에는 <완벽한 공부법>, 2018년은 <평균의 종말>, 2019년은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가 있다. 2020년은 아직 많이 남아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 <스트레스의 힘>이지 않을까 싶다.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책들의 공통점은 내가 기존에 알고 있었던 상식을 무참히 깨뜨려버린 책들이다. <완벽한 공부법>에서는 믿음과 성장형 사고방식을, <평균의 종말>에서는 평균이란 단순히 집단을 대표하는 대표값 중 하나일 뿐이며 개개인이 중요하다는점,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는 8시간의 질 좋은 숙면이 도대체 왜 필요한지를 알게 되었다. <스트레스의 힘>에서는 스트레스가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 동기를 부여하고 추진할 수 있는 힘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알고 있던 개념을 깨뜨리는 책을 좋아하는 것 같다.


3. 좋아하는 노래 : 반 (가수 : 동우)

아마 유명하지는 않은 곡이라 많은 사람들이 알지는 못할 것 같다. 언제 처음 들었는지도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확실한 것은 2016년 이후라는 것이다. 가수 한동군의 "그대라는 사치"에 한참 빠져서 코인 노래방에 가서 편하게 완창하는걸 목표로 열심히 연습하고 있었다. 미래에 언젠가 결혼을 하게 되면 축가로 내가 부르고 싶었는데 가수 동우의 "반"이라는 노래를 듣고 '이거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 다음부터 코인노래방에서 열심히 부르는 노래가 그대라는 사치에서 반으로 바뀌었다.


날 사랑해줄래요

그래도 이런날

내 반이 되줄래요?

부족한 나를 채워줄

죽는날까지 사랑할 나에 단 한사람

그대라서 다행입니다.


후렴구의 가사인데 이게 너무 와닿았다. 언제나 나 자신을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나랑 결혼할 사람이라면 이런 부족한 나라도 사랑해주고 함께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작년에 결혼할 때 정말 열심히 연습하고 있었는데 결혼식이 다가오면서 컨디션이 점점 안 좋아져 내가 부르다가는 결혼식에서 큰 웃음만 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축가를 부탁했는데 정말 잘 한 선택이었다.


4. 평소에 어떤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가?

열심히 사는 사람! 노력하면서 사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함과 경외감까지 든다. 현재 함께하고 있는 <한달자기발견>의 멤버들을 보면 언제나 반성하게 된다. 다들 각자 삶에서 본인의 인생을 사는 것도 바쁠텐데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그날 주제에 맞춰서 글을 써서 인증까지 한다. 이것을 매일 하고 있다. 게다가 글만 쓰는게 아니라 스스로 운동도 하고 자기계발도 하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나태해지면 안되겠다. 이 사람들처럼 열심히 살아야겠다.'라고 다짐을 하게 된다. 덕분에 너무 피곤하고 글이 안 써져도 어떻게든 고민하고 글을 써서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 이렇게 열심히 하는 사람들 옆에 있으면 저절로 나도 열심히 살게 되는 것 같다.


신기하게도 열심히 사는 사람들과 만나면 에너지가 차오른다. 전형적인 내향적인 사람인 나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아무리 친한 친구들을 만나도 에너지가 쭉쭉 빠져서 집에 오면 녹초가 되는데 멘토링 프로젝트 멘티들이나 빅보카 스터디 멤버들, 씽큐베이션 2기 멤버들을 만나고 오는 날이면 힘이 솟아나고 한동안 동기부여도 뿜뿜이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 열심히 살고 긍정적인 기분이 유지된다. <한달>에서도 원래는 오프라인 모임이 있다고 하는데 하필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져서 저번달에도, 이번달에도 오프라인 모임을 못했다. 토요일 라이브에도 매번 근무때문에 참석을 못해서 너무 아쉽다.


5. 가장 최근에 가장 행복해 미칠것 같았던 순간은 언제인가?

프로세스를 담당하는 공정 엔지니어에게 데이터를 이용해서 잘못된 점을 밝혀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했을 때이다. 94사번인 책임님인데 매번 우리에게 애매한 데이터를 이용해서 모든 이상의 원인을 설비엔지니어에게 돌렸다. 반박하기에는 우리쪽 논리가 조금 부족한 때가 대부분이라서 반박을 해도 흐지부지 되거나 질질 끌다가 다른 이슈가 생겨서 해결을 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문제에서는 공정 엔지니어가 프로세스를 잘못 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데이터를 몇 달치를 모아 경향과 트렌드를 살펴봐서 상관관계를 얻었다. 이 상관관계들을 종합해 확률이 가장 높은 원인을 찾고 이를 검증해서 재현까지 했다. 상관관계에서 인과관계를 찾아냈고,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제시해서 문제도 해결하고 그 공정 엔지니어도 한방 먹였다. 3년 묵은 체증이 확 내려갔다.


하지만 또 막상 해결하고 나니까 허무하다는 기분도 들었다. 해결에서 행복을 얻은게 아니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몰입을 했던 것이 행복했던 것 같다. 그리고 몰입의 결과가 좋은 쪽이라서 좋았던 것 같다.


6. 같이 있기 싫은 사람

예의가 없는 사람과는 함께 있고 싶지 않다. 학창 시절부터 소위 '일진'이라는 친구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자신감있고 활발한 건 좋은데 이게 과해서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게 싫었다. 이건 지금도 그렇다. 개개인이 중요하고 한 사람으로서의 '나'를 중요시하는건 정말 좋지만 이 자유가 남들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카페 종업원들에게 반말하거나 막대하는 사람, 사회적 통념에 벗어나 본인만을 위한 자유를 원하는 사람, 기본적인 조직의 규칙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가까이하고 싶지 않다.


7. 절대 보고 싶지 않은 영화

귀신 영화를 정말 싫어한다. 좀비 영화는 엄청 잘 본다. 팔이 떨어져 나가거나 목이 잘리는 것도 잘 보는 편인데 유독 귀신이 나오는 영화는 못 본다. 귀신이 나오기 전의 심장이 쪼여오는 그 느낌이 정말 싫다. 괜히 배경음악도 음산하고 긴장되는데 갑자기 예상치도 못한 귀신이 튀어나오면서 들리는 비명소리는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생각을 해도 끔찍하다. 그래서 차라리 대놓고 징그러운 좀비영화가 나은 것 같다.


8. 출근하기 싫은 이유

내가 출근해서 업무를 확인하기 전까지 오늘 무슨 일을 할지 모른다. 설비엔지니어의 특성이라서 어쩔 수가 없다. 오피스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이런 현상이 좀 덜하지만 나처럼 라인 업무에 집중하는 사람은 내가 오늘 무슨 일을 할지, 내일은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른다. 24시간 돌아가는 반도체 라인이라 내가 퇴근해 있을 때도 일이 발생한다. 소모품 교체가 많은 편인데 언제나 일정하게 물량이 들어오는게 아니라서 예측을 해도 다음날 출근을 하면 예상보다 교체할 게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다. 그래서 점점 계획을 하지 않고 일을 하게 되었다. 수첩에 하루 업무를 적어두고 지워나가는 습관이 현재 직장에 들어와 라인 업무를 하면서 잃어버렸다. 일의 계획을 할 수 없다는 점이 자율성을 해치고 타성에 빠지게 한다.

 


노력, 선택권, 놀라움, 실력, 예의


나중에 노인이 아닌 노신사가 되고 싶다. 실력예의를 갖춘 겸손한 능력자가 되고 싶다. 그래서 언제나 선택권을 가지고 자율성을 누리면서 때때로 창의적인 결과로 세상에 놀라움을 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나에게 영향을 주는 세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