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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타래 May 22. 2020

나는 책을 읽는 사람이다.

2017년 독서를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는 게 있다. 일주일에 1권은 읽은 것이다. 1년에 최소 52권 읽는 것을 목표로 하고 읽기 시작했고 이 목표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책이 너무 두껍고 내용에 어려워서 일주일 이내에 못 읽으면 다음 주나 그다음 주에 2권 이상을 읽으면서 어떻게든 지키려고 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권 읽기라는 목표를 정말 악착같이 지키고 있다. 신입사원 연수에 가서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교육을 받으면서도 점심, 저녁 시간에 한 두 페이지씩이라도 봤다. 신혼여행을 가서도 아내가 낮잠을 자는 동안 소파에서 책을 봤다. 기흥으로 출퇴근을 할 때는 버스에서 책을 보면 멀미를 하기 때문에 버스가 있어도 퇴근할 때는 전철을 타고 집에 왔다. 단 10~15분이라도 책을 더 보기 위해서다.



이렇게 악착같이 책을 읽는 이유는 처음에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하고 싶은 건 많고 힘든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데 실력이 없어서 실행하지 못했었다. 대기업으로 이직을 했지만 여전히 운이 좋아서 합격했다고 생각하고 실력을 키워서 남들만큼이라도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일단 권수라도 늘리자라는 마음에 미친 듯이 책을 읽었다.


요즘에도 목표를 지키고는 있지만 예전처럼 강박적으로 지키려고 하지는 않는다.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세운 다음부터 어떻게 하면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나마 가장 쉽고 가능할 것 같은 방법은 실력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때부터는 많이 읽는 것보다 제대로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서 같은 책을 여러 번 읽기 시작했다. 그래서 요즘은 새로운 책 1~2권 당 재독을 1번 정도 하는 편이다.



처음은 불안감으로 시작했다. 책이라도 읽지 않으면 경쟁에서 도태될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지식을 쌓고 실력을 키우는 방법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내용을 더 오래 기억하고 체화하기 위해 책의 내용들을 정리하고 내 삶에 조금이라도 적용해보고 서평을 쓰기 시작했다. 이렇게 글이 하나씩 쌓이다 보니 씽큐 베이션에 참가할 수 있게 되었고 브런치 작가가 될 수 있었다. 다음 메인에 공유되어 조회수가 하루에 3만이 넘게 올라가는 경험도 했다. 아주 미미하지만 성과가 나기 시작했고 공유가 되면서 좋은 영향력도 주고 있는 것 같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는 "습관은 복리다."라고 말한다. 지금 당장 효과가 보이지는 않지만 임계점을 넘는 순간 우리 예상보다 더 크게 성과가 나온다. 이렇게 복리의 마법을 얻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정체성 중심의 습관을 가지는 것이다. 독서라는 습관으로 시작해 내 정체성을 바꾸는 것보다 책 읽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가지면 저절로 책을 읽는 습관이 생기는 것이다.  


내 정체성은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이다. 이 정체성 안에는 실력 있는 사람이 있고 또 그 안에는 책을 읽는 내가 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지금처럼, 아니 더 제대로 치열하게 책을 읽고 이해를 해서 가장 상위 정체성인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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