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3/1876 브람스, 클라라 앞에서 시연하다

브람스 - 현악 4중주 제 3번

by BeyondNietzsche

과거의 오늘 음악계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뮤직 타임리프(Time Leap- Time과 Replay의 합성어)로 1876년 오늘로 거슬러 올라가 보아요.


1876년 5월 23일


오늘은 브람스가 현악 4중주 제 3번을 그의 스승인 슈만의 아내 클라라의 집에서 개인적으로 초연한 날입니다. 그는 교향곡, 성악, 기악곡으로도 유명하지만 3, 4, 5, 6중주 등 다양한 실내악을 작곡하기도 했는데 이 곡은 그가 만든 현악 4중주 세 개 중 마지막으로 작곡한 곡이랍니다.


현악 4중주에는 두 대의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가 쓰입니다. 비올라에 관해 이런 이야기가 있다고 해요. “와인 한 병이 있을 때, 제1바이올린은 병에 붙은 라벨, 제2바이올린은 코르크 마개, 와인병은 첼로다. 하지만 실질적인 와인은 비올라.” 현악 4중주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비올라의 소리를 잘 듣는 것에 있다는 것으로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인데요. 바이올린보다는 묵직하고 깊은 소리를 내는 비올라의 소리에도 귀를 귀울여보며 경쾌하고 유머러스한 1악장을 감상해 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46uHX7D-Ulo

브람스 현악 4중주 제 3번 1악장


보수적이고 내성적이었던 브람스는 늘 그에 앞서 음악사에서 크게 업적을 남긴 베토벤을 의식하며 부담을 느꼈다고 하는데요. 마흔이 넘어서야 첫 교향곡을 작곡하고 현악4중주 또한 베토벤의 16편을 의식하며 3개의 작품만을 썼죠. 브람스의 현악 4중주 제 3번과 같은 B플랫 메이져의 베토벤 현악 4중주 제 6번을 감상해 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2JTWQP0zW0w

베토벤 - 현악 4중주 제 6번


브람스를 폄하하는 분들도 간혹 있는데 함께 시대를 했던 바그너나 그에 앞선 베토벤에 비해 혁신적인 느낌은 덜하지만 브람스 특유의 중후함과 신비스러움은 인정해야할 것입니다. 이 곡의 2악장은 그가 3년간 근무했던 빈 악우협회 지휘자 자리를 사퇴하고 떠난 피서지에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작곡해서 그런지 전원적이고 목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면서도 그의 중후함은 잃지 않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UwRbKqolek

브람스 현악 4중주 제 3번 2악장


이쯤에서 슈만과 브람스, 그리고 클라라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하고 갈까 합니다. 브람스는 스무 살 때 그가 동경하던 슈만을 찾아가 그의 첫 번째 피아노 소나타를 연주하게 되죠. 그 자리엔 슈만의 아내이자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 클라라도 함께 했죠. 다음 해 슈만이 정신이상으로 투신자살을 기도하면서부터 브람스는 처음에는 연민으로 시작해 슈만을 대신해 클라라와 아이들을 돌봐주게 되면서 스승의 아내 클라라를 사랑하게 됩니다. 브람스보다 14세나 많은 그녀였지만 그녀를 향한 마음을 멈출 수가 없었죠. 하지만 클라라의 가슴 속에는 여전히 슈만이 존재해 끝내 그 사랑을 받아주지 않습니다. 대신 연주여행을 하며 슈만과 브람스의 곡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죠. 비록 둘은 세속적인 사랑은 하지 않았지만 어쩌면 서로 남편과 아내가 되지 않음으로써 정신적 교감과 영원한 사랑을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곡 중 가장 유명한 3악장을 애정하는 클라라 앞에서 초연하며 그녀의 반응을 살폈을 브람스를 상상해 보시며 3악장을 감상해 보시죠. 클라라를 상상해서 그런지 그 악장이 사랑스럽게 들리는 건 필자 뿐인건가요? ^^*


https://www.youtube.com/watch?v=dHndWLP-ue0

브람스 현악 4중주 제 3번 3악장


이 작품의 마지막 악장은 다양한 조바꿈으로 여러 차례 분위기를 바꾸며 진행됩니다. 브람스하면 떠오르는 보수적이고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와는 달리 즐거운 마음으로 작곡하였던 만큼 경쾌함이 살아있는 현악곡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pdUEhVbG-Q

브람스 현악 4중주 제 3번 4악장

비록 현세에서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클라라가 죽은 지 1년 만에 그녀의 뒤를 따라 쓸쓸하지만 평온한 죽음을 맞이한 브람스. 슈만과 클라라의 결혼생활은 16년이었지만 브람스가 곁에서 클라라를 지켰던 세월은 40여년이 됩니다. 비록 고전을 고수하는 낭만주의 음악가였지만 사랑에서만은 그야말로 진정한 낭만주의 로맨티스트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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