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는 곳by줌파 라히리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어디인가?

by BeyondNietzsche

최근 일과 관련된 머리 아픈 책들만 뒤적이다

오랜만에 쉼표가 필요해

골랐던 책.


내 예상과 같이 그녀의 신작은

나에게 평안과 휴식을 안겨주었다.


유리알처럼 깨지기 쉬울 것 같은

고독한 여주인공이 정신적으로 물리적으로 머물렀던

40여개의 곳에 얽힌 자신의 서사를 담담히 적어내려간다.



읽는 내내 한강의 소설 '흰'이 계속 떠올랐다.


둘다 소설 제목을 공통소재로 짧은 이야기들을 엮어낸

형식이 닮아서도 그랬겠지만,

가족에 대한 트라우마로

유럽 저편과 한국에서 고독해져버린

여인들의 인생이 엿보였기 때문이리라.


마흔이 넘어서도 혼자 살고 있어 외로운

한 여인이 이야기를 하는 듯 하나 그녀의 고독은 애초에 가족으로부터 기인한 것이다.

부모로부터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그녀는

친구의 남편, 세미나에서 만난 노교수 등 이루어질 수 없는 남자들을

먼 발치서 바라보며 그녀의 환상 속에서 자신과 대입해 보는 정도까지로만

자신의 사랑을 키웠다 죽였다를 반복하며 사람이 아닌 어떤 대상에도 진정한 애정을 주지 못한다.


“소설은 무엇보다도 가족의 의미를 다루는 것” 이라고

소설을 쓰는 이유를 밝힌 그녀의 말이 떠오르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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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 필요없다.

그가 날 위해 마음 한 쪽에 간직해둔

애정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