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파헬벨- 캐논&지그
과거의 오늘 음악계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뮤직 타임리프(Time Leap- Time과 Replay의 합성어)로 1706년 오늘로 거슬러 올라가 보아요.
1706년 3월 3일.
이 날은 여기저기 샘플링 되고 변주되어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이 곡을 만든 파헤벨(Johann Pachelbel)이 세상을 떠난 날이랍니다. 우선 그의 곡이 쓰였던 유명한 몇 곡을 유트브로 감상해 보시죠.
(*샘플링: 기존에 있던 곡의 일부 음원을 잘라내 새롭게 가공하고 배치하는 행위)
https://www.youtube.com/watch?v=rzTT5M8zBu4
스윗박스(Sweet Box) :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처럼 유독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끈 미국의 팝가수의 곡.
에버랜드 리조트의 CF의 BGM으로 쓰여서 더욱 인기를 끌지 않았나 싶다.
https://www.youtube.com/watch?v=kllZlF6mB2s
조지 윈스턴: 뉴에이지 음악가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최초로 대중성을 띈 작곡가가 아닌가 싶다.
필자도 그의 캐논 변주곡을 통해 이 곡을 처음 접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18&v=evb-3W3Wnls
G.O.D : 별 볼 일 없던 그룹을 스타덤으로 만들어 주었던 지오디의 이 곡도 캐논&지그를 샘플링하였는데 익숙한 멜로디를 반복적으로 사용한 덕이 컸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수많은 샘플링 곡들의 원곡은 어떤 느낌일지 한 번 감상해 보시라.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7&v=JvNQLJ1_HQ0
이 곡과 관련해서 소소한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는데, 초등학교 때 조지윈스턴의 캐논변주곡을 듣고 곡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100원, 200원 용돈을 모아 레코드샵에 테이프를 사러 간 적이 있었다.
레코드샵 아저씨는 나에게 테이프를 건내면서 "그런데 이 캐논을 원래 누가 작곡했는지 아니?" 라고 질문을 던져오셨다. 나는 당연히 "조지 윈스턴이죠." 라고 했더니 아저씨가 "이건 파헬벨이 원 작곡자란다." 하시는데 나는 끝까지 아니라고 우기고 당황스러워서 테이프도 사갖고 나오지 않았다.
그 당시 나는 피아노도 4년 동안 배워서 체르니 40도 치고 있었고, 모짜르트, 바하도 연습하는 중이라 다른 아이들에 비해 음악은 많이 안다고 자만해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나는 변주곡의 뜻도 모르고 캐논변주곡이 그냥 조지윈스턴이 지은 곡의 제목인줄만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 때는 인터넷이 있던 시절도 아니고 누구에게 질문하기도 쑥쓰러워 내가 알고 있던 조지 윈스턴의 캐논변주곡이 오늘 뮤직타임리프의 주인공인 파헬벨이 작곡했다는 것을 확인하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렇다면 이 곡은 언제부터 이렇게 유명해진 것일까?
파헬벨이 서거한 지 300년이 가까워질 1968년 장-프랑소와 파야르(Jean-Francois Paillard)라는 프랑스의 지휘자가 세 개의 바이올린과 콘티누오 반주로 이루어진 원곡을 악기에 맞게 편곡하였는데, 원곡보다 훨씬 화려하면서도 인상적으로 편곡함으로써 공전의 히트를 거두며 대중적인 클래식곡으로 태어나게 되었고 그 이후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곡이 되었다.
필자가 작곡을 하는 사람들이 대단해 보인다고 했던 말에 작곡과에 다니던 친구가 좋은 음악은 작곡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편곡이 더 중요하다고 했던 말이 새삼 떠오르는 지점이다.
마지막으로 오랜동안 묻혀있던 파헬벨의 곡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어준 장-프랑소와 파야르의 편곡을 감상하길.
https://www.youtube.com/watch?v=dtTQastrj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