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오늘 음악계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뮤직 타임리프(Time Leap- Time과 Replay의 합성어)로 1955년 오늘로 거슬러 올라가 보아요.
1955년 3월 12일.
오늘은 '비밥'의 스타 찰리파커가 인기절정의 시기에 35년의 짧은 생을 마감하고 전설이 된 안타까운 날입니다.
'비밥'이라굽쇼? 비밥은 블루스, 래그타임, 스윙, 쿨재즈 등 재즈가 발전된 스타일 중 하나랍니다.
음악의 전문가가 아닌 영원한 애호가를 꿈꾸는 필자가 이해하는 얕은 수준에서 스윙과 비교하여 비밥을 간단하게나마 설명해 보겠습니다. 우선 조지 거쉰의 원곡 'I've got Rhythm' 을 세 개 이어서 쭈욱 들어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s6HWdiE4T1w
the Apex & Swing Band - I've got Rhythm
https://www.youtube.com/watch?v=3fgxyyrqZ-I
찰리파커 - I've got Rhythm
https://www.youtube.com/watch?v=6JfKY0K_NQk
우에하라 히로미 - I've got Rhythm
어떠세요? 동일한 원곡인데 확실히 다른 느낌이 들죠? 설명이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홍시 맛이 났는데 어찌 홍시라 생각했느냐 하시면. 그냥, 홍시맛이 나서 홍시라 생각한 것이온데" 라는 어린 대장금의 명대사가 떠오르는 순간이죠?
스윙을 이해하기 위해선 발전되었던 시기가 어떤 상황이었는지 알면 좋을 것 같아요. 스윙이 발전되었던 때는 대공황으로 인한 침체기로 물가폭락, 기업도산,실업자 폭증 등 주로 재즈를 연주했던 술집등에서 손님을 끌기 위해 대규모의 밴드를 결성하여 다양한 음악을 선보였어요. 특히, '흔들다’라는 뜻을 지닌 ‘스윙’은 어깨를 들썩이고 흥을 돋구어 음악에 맞춰 춤추기에 딱인 음악이었답니다. 스윙 초창기만 해도 흑인연주자가 주류였던 스윙은 점점 경기가 살아나던 30년대 중반부터 백인연주자들에게로 주도권이 넘어가게 됩니다. 대표적인 연주자로는 베니굿맨이 있지요. 경쾌한 리듬과 화려한 멜로디의 스윙재즈에 맞춰 군무를 이루며 발광(?)하던 영화 ‘스윙키즈’에 삽입된 바로 그 곡 'Sing Sing Sing'으로 유명한 연주자죠.
https://www.youtube.com/watch?v=TOPSETBUgvQ
그리고 디카프리오의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파티에서 울려퍼지던 음악도 스윙으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https://www.youtube.com/watch?v=nMsacoc9DnQ
어느 순간 백인연주자들의 전유물로 상징되면서 부터였을까요? 상업적인 스윙에 반해 새롭게 등장한 재즈의 스타일이 바로 비밥이에요. 앞서 감상하신 찰리파커의 'I've got Rhythm' 을 떠올려보세요. 비밥은 스윙보다 보다 역동적이고 즉흥적이라서 모두가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빅밴드보다는 개인의 역량을 맘껏 펼칠 수 있게 연주를 구성하는 것이 유리하답니다. 그래서 그 많던 빅밴드가 점점 사라졌나봅니다.
찰리파커에 이어서 공유드린 우에하라 히로미는 이 비밥보다 더 최근의 스타일로 '밥' 중에서도 하드한 '
하드밥'과 프로그래시브 락, 클래식이 융합된 독특한 음악세계를 구축하는 아티스트로 뛰어난 테크닉과 속주를장기로 가진 일본 아티스트입니다. 2013년 서울재즈페스티벌에서 그녀의 연주를 눈 앞에서 보고 깜놀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 합니다.
이제 스윙과 비밥에 대해 조금 구분이 가시는지요? 재즈 전문가가 되려는 게 아닌 이상 이 정도의 상식만 갖고 음악을 들어도 감동의 폭이 달라질 것입니다.
필자에게 재즈를 들어봐야겠다고 동기를 부여해 준 사람은 무라카미 하루키였습니다. 모두 아시겠지만 그는 글에 대한 재능 만큼이나 음악에 조예가 깊은데요. 재즈 아티스트의 초상화와 앨범, 그리고 짧은 글로 이루어진 에세이 ‘재즈 에세이’를 썼죠. 1,2권으로 이루어진 이 에세이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50명이 넘는 재즈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 안에서 소개된 동일앨범 중 유일하게 필자가 소유하고 있는 음반이 찰리파커의 이 음반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jj9Sv3HQvw
이대 후문 쪽, 유진박 어머니가 운영한다고 해서 갔던 재즈카페 버드랜드도 생각나네요. 그 땐 왜 버드일까 했었는데 버드(bird)는 찰리파커의 가장 유명한 별명이라는 사실과 마지막으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제작한 버드라는 영화도 소개드리면서 오늘은 이만.
영화 '버드' by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