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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그네 한 Dec 15. 2021

이미 40대 아저씨가 되었다.

십 대, 이십 대 그리고 삼십 대에 깨닫지 못한 것들

등잔불 - 나그네 한


1979년 4월생. 만 42세. 양띠. 불혹의 나이.

인생의 거의 반을 살아왔다. 한 여자의 남편이고 두 아이의 아빠다.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에 책임이 따라오는 것이 당연한 때이고 늘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하는 때이다. 그래서인지 만 11살의 아들에게 나의 유년시절을 이야기하며 지금부터 조금이라도 책임 있고 올바른 행동을 할 것을 늘 당부한다. 30년 전 나의 아버지, 어머니가 하셨던 당부들과 다르지 않다. 잔소리와 간섭으로만 들렸던 나의 부모님의 여러 당부들. 나 절대 자녀들에게 그렇게 간섭하지 않아야지 했지만 '세월(歲月)'은 그분들의 말들이 진리(眞理)가 되게 했다.


10대 시절 20대가 이리 빨리 올 것이라 예상 못했던 것처럼 서른 살이 되던 해 마흔이 이리 빨리 올 것이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마흔의 시간은 어느 때보다 빨리 지나가고 있다. 이젠 하루하루가 소비되고 있는 시간들이 너무 아깝다. 마흔이 넘었다는 사실을 인지 못할 정도로 시간이 빨리 지나가고 있다.


십 년 전만 해도 난 꿈이 있었다. 그것을 위해 삶을 계획하고 앞으로만 전진했다. 그것은 내 삶의 일 순위였다. 마흔이 되고 나서부터 전보다 미래에 대한 새로운 계획을 세우거나 꿈을 꾸지 않는다. 그것을 이뤘기 때문이 아니다. 이루지도 못했고 그 당시의 계획과 꿈들이 허황된 것이었음을 시간이 지날 때마다 깨달아진 것이다. 이젠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삶의 '안정(安定)'이며 나와 가족들의 건강이며 자녀들의 미래에 대한 염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소한 즐거움이 있는 시기이다. 평소 익숙한 작은 일을 완수했다는 성취감, 커가는 아이들을 보는 즐거움, 서로 의지가 되는 남편과 아내. 지금의 안정이 떠날 수 있다는 불안과 염려를 잠시나마 잊게 해 준다. 40대를 이미 지나간 주변의 선배들은 이런 나에게 이제 어른이 되기 시작했다 말한다. 그렇다. 나도 이제야 '철'이 조금씩 들기 시작해 어른들의 삶을 따라가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앞서 40대의 길을 지나간 이들을 존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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