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 끝에서 멈춘 말
말은 언제나 입술 끝에서 멈췄다.
단어는 준비되어 있었고, 마음은 이미 오래전부터 정해졌는데
이상하게도 마지막 한 음절이 넘겨지지 않았다.
“좋아해.”
그 한마디를 건네면
모든 것이 달라질까 봐
그 전의 따뜻한 순간들이
단숨에 무너질까 봐
나는 말 대신 미소를 지었다.
네가 눈을 마주치며
작은 기대를 품고 있을 때조차
나는 그 눈빛을 애써 외면했다.
그때 나는
사랑보다 관계를 지키려 했고
진심보다 조심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제 와 생각해 보면
사랑은 언제나
조금의 무모함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내 입술 끝에 머물렀던 그 말,
지금이라도 불러보고 싶다.
아무도 듣지 않는 방 안에서라도
네 이름을,
그리고 그 뒤에
조심스럽게 붙였던 내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