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임 시즌1- 두 번째 이야기

입술 끝에서 멈춘 말

by 류광현

말은 언제나 입술 끝에서 멈췄다.

단어는 준비되어 있었고, 마음은 이미 오래전부터 정해졌는데

이상하게도 마지막 한 음절이 넘겨지지 않았다.


“좋아해.”

그 한마디를 건네면

모든 것이 달라질까 봐

그 전의 따뜻한 순간들이

단숨에 무너질까 봐

나는 말 대신 미소를 지었다.


네가 눈을 마주치며

작은 기대를 품고 있을 때조차

나는 그 눈빛을 애써 외면했다.


그때 나는

사랑보다 관계를 지키려 했고

진심보다 조심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제 와 생각해 보면

사랑은 언제나

조금의 무모함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내 입술 끝에 머물렀던 그 말,

지금이라도 불러보고 싶다.

아무도 듣지 않는 방 안에서라도

네 이름을,

그리고 그 뒤에

조심스럽게 붙였던 내 마음을.

작가의 이전글망설임 시즌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