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속 기다림
우산도 없이 서 있던 밤
네가 떠난 자리만 젖어
괜찮다 말해 보려다
목 끝에서 자꾸 멈춰
시간이 약이라면
난 아직 처방을 못 받았나 봐
하루가 지나갈수록
너만 더 또렷해져
전화기 위에 쌓인 침묵
한 번만 더 울려 주면
다 잊겠다는 말도
거짓이란 걸 말할 텐데
그날로부터 난 멈췄어
사랑이 끝난 그 순간에
웃는 법도 숨 쉬는 법도
너 없이 다 서툴러져
돌아오란 말 대신에
아직 여기란 말만 남겨
그날로부터
난 너에게서 못 떠나
다른 사람을 만나도
네 표정이 먼저 보여
비슷한 말투 하나에
가슴이 먼저 반응해
미련이라 불러도 좋아
사실은 아직 사랑이야
버려지지 못한 진심이
나를 여기 세워 둬
그날로부터 난 멈췄어
계절이 몇 번을 바꿔도
행복해질 기회보다
너를 잃을까 겁나서
혹시라도 돌아온다면
아무 말 안 해도 돼
그날로부터
난 늘 너의 편이야
끝났다는 말 뒤에서
사랑은 아직
울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