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꽃 첫 번째

하얀 숨 같은 기억

by 류광현


창가에 내려앉은

하얀 숨 같은 기억

괜히 또 너를 닮아

조용히 나를 적셔

하지 못한 말들이

눈처럼 쌓여가서

가슴에 손을 대면

너부터 녹아


괜찮다는 거짓말이

오늘은 더 아파서

웃으려 해도 자꾸

눈물이 먼저 와

멀어지던 네 뒷모습

끝내 부르지 못해

내 사랑만 제자리에

멈춰 선 밤


지워보려 할수록

더 선명해지는 이름

부르지 않아도

이미 입술에 남아


눈처럼 내가 너에게

소리 없이 내려가

닿지 못한 마음만

하루에도 수없이 부서져

사랑은 늘 늦게 와서

떠난 뒤에야 아파

나는 아직 이 계절에

너를 기다려


혹시라도 나 없이

잘 지내고 있을까

그 생각 하나만으로도

숨이 막혀와

행복하라는 말 뒤에

남겨 둔 진심은

끝내 너에게

닿지 못한 채


돌아온다는 말도

기다리게 한 적도 없는데

나는 왜 아직도

약속처럼 너를 믿고 있을까


눈처럼 다시 사랑이

내 마음을 덮어도

지워지지 않는 건

너 하나뿐인 이유

아파도 놓지 못한

이름 하나를 안고서

오늘도 또 너라는

눈이 내린다


사랑이 나에게 남긴 건

떠난 너와

끝내 보내지 못한

나 하나뿐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