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의 펭귄이 산란할 때쯤 되면 수컷이 둥지를 마련한다. 물론 둥지래야 차가운 땅 위에 돌로 동그랗게 쌓아 놓아 암컷이 앉을 수 있는 자리다. 그래도 안목이 높은 암컷의 마음에 들어야 구애에 성공할 수 있다. 언뜻 보기에는 별 차이가 없지만, 나름 기준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간혹 옆 펭귄이 가져다 놓은 돌을 쓸 쩍 하는 양심 없는 펭귄이 있긴 하지만, 옆집 둥지가 더 좋아 보인다고 싸우는 일은 없다. 둥지를 짓는 다른 새들도 잘 만들어 놓고 암컷을 유인한다. 가끔 보통보다 큰 둥지가 보이긴 하지만, 외관상 비슷하다.
여러 가지를 다 갖춘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실상은 각자무치(角者無齒) 즉 뿔을 가진 동물은 이가 없다는 뜻으로 모든 걸 가진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뜻이다. 자신이 가진 것이 상당한데도 가지지 못한 것만 집중하며 사는 사람들이 없다. 그들의 눈은 항상 충혈되어 있고 표정은 굳어 있다. 다른 사람의 소유가 자신에게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다 보면 자신이 가진 것조차 잃게 되기도 한다. 시기란 남을 뒤에서 물어뜯거나 질투의 눈을 한 괴물이다. 그들 중엔 소시오패스가 적지 않다. 소시오패스의 가장 현저한 특징은 보편적 가치나 정서를 부정하고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이야기를 꾸며 낸다는 점이다. 그들은 환경에 잘 적응해 활동하기 때문에 판별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사람들을 철저히 이용하기만 한다는 점에 유의하면 찾아낼 수 있다.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인 데이비드 레터맨이 진행하는 레이트 쇼 (Late Show)에 출연한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이 ‘미국의 장점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의 성공에 대해 분노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이후 몇 차례 시위 등을 통해 이런 생각이 다소 퇴색하긴 했지만, 여전히 지배적인 사고방식인 듯하다.
미국의 부자들이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지 않았던 또 다른 이유는 부모의 유산을 물려받은 사람보다는 근면과 성실을 바탕으로 자수성가한 유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들은 다양한 기부를 통해 사회에 부를 환원하는데 앞장서는 등 모범을 보이는 일이 흔하다. 평생 사업으로 일군 재산 수백억 원을 우리나라 과학 기술 발전을 위해 쾌척한 여성 사업가도 있었다. 경주 최부자 등 덕망이 높았던 몇몇 부자는 과도하게 재물을 탐하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을 구휼하는 등 좋은 평판을 받았다. 삼대 가는 부자 없다는 속설에도 아랑곳없이 오랜 세월 동안 부를 유지하면서 사람들의 칭송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