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는 내일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by 김광훈 Kai H


담쟁이가 녹색 철제 기둥을 오르기 시작했을 때 기둥 끝에 도달한 다음엔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을 하지 않는다. 사람처럼 다리에 도달하기도 전에 건너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오늘에 충실하기도 벅차다는 걸 그는 아는 듯하다. 또 그가 누구든 의지할 대상을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신이 난 것 같다.


예전에 군대생활 격언 중에 5분 전과 5분 후를 생각하지 말라는 게 있었다. 특히 훈련병 시절엔 피부에 와 닿는 금과옥조였다. 자대에 배치받은 후론 정해진 근무시간 외에는 나름대로 규칙을 세워 시간을 활용할 수 있었지만, 그 이전엔 실제로 매우 유용한 황금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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