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온정이 느껴지던 곳에서
친구가 얼마 전 제주도에서 겪은 일이다.
자전거로 제주도 일주를 계획하고 일산에서 제주도에 도착했다. 12월이라 바람이 쌀쌀한 데다 겨울비까지 와 항구 주변 철물점에서 비닐 옷을 샀다. 마침 자전거 부품이 망가져 자전거 센터로 가서 수리를 받았다. 젊은 사장이 매우 친절하여 비에 젖은 그들 부부에게 커피도 대접하고 자전거도 무상으로 수리해주었다. 덕분에 잘 쉬고, 나중에 그에게 보답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명함을 받아 챙긴 채 숙박지로 향해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10Km 정도 가다가 산길에서 자전거 뒤쪽 타이어에 펑크가 나서 준비해 간 튜브로 교체하려고 했으나 처음 겪는 일이라 잘 안되었고 점점 어둡기 시작했다. 두려움과 추위에다 타이어 교체도 안되어 그들은 망연자실한 상태로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있었다.
문득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날 들렀던 자전거 센터 명함이 생각나 전화했다. 사정 이야기를 했더니 자신의 화물차를 가져와 자전거와 그들 일행을 태우고 15Km나 떨어진 숙소까지 데려다주었다는 것이다. 작은 사례라도 하려 해도 한사코 거절하는 데서 제주도의 따스함이 느껴졌으며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