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탈출하는 여덟 가지 방법

작은 용기만 낼 수 있다면

by 김광훈 Kai H

일상을 탈출하는 이야기가 나왔으니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전성기는 지났지만, 나름 지명도가 있어 200만 달러의 개런티를 받고 일본에 광고 촬영 차 온 결혼 25년 차 중년 남자 배우가 있었다. 또 한 사람은 결혼한 지 2년 된 젊은 여성이 남편의 일로 같은 호텔에 머물다 둘이 우연히 수차례 만나게 되면서 스토리가 전개된다. 아내의 지배 하에 있다가 잠시 일탈의 기회를 얻게 된 남자는 자신의 정체성을 아직 확립하지 못한 여자와 잠시 도쿄를 떠나자고 하면서 용기가 필요할 테니 술을 마셔두라고 한다. 술김에 내는 용기를 영어에서는 흔히 더치 커리지(Dutch courage)라 하는데 술의 힘에 의지하지 않더라도 틀에 박힌 일상을 가끔 씩 벗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정신 건강에도 좋을 듯하다.


용기는 특별한 인생으로 이끌기도 한다. 유명 영화배우인 로버트 듀발을 거리에서 우연히 만나 그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파티에 초대한 인연으로 7년간의 동거를 거쳐 2004년에 결혼한 루이아나 페드라사의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페드라사는 아르헨티나 최고의 명문인 부에노스 아이레스 대학교를 졸업한 재원으로 듀발과는 41세의 나이 차가 있다. 중화권 유명 가수였던 등려군은 반대의 경우다. 그녀가 유명 인사인지도 모르던 15세 연하 프랑스 남자와 42년이란 짧은 인생 중 마지막을 함께 했다. 본래 너무 많이 알면 용기를 낼 수 없는 법이다. 데이비드 던컨은 미국 캔자스 시티에서 태어나 성장하다 보니 피카소의 명성에 대해 잘 몰랐다. 별 부담 없이 피카소를 방문하고 그의 친구가 되어 그의 일상에 대해 수 천장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다.




누구나 나름의 방법이 있겠지만 일상을 탈출하는 예를 들면 몇 가지가 있다. 일만 하면 지치고 능률도 오르지 않는다. 일상이 당신을 죽이기 전에 일상을 죽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서부 시대의 총잡이처럼 먼저 총을 빼고 정확히 조준해 발사해야 한다. 1) 멋있고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 가서 맛있고 진기한 음식을 먹는다. 2) 해변에 가서 야간에 수영을 한다. 3) 캠핑을 간다. 4) 야간 골프를 한다. 5) 낚시를 간다. 6) 도보 여행을 떠나본다. 7) 자원봉사를 한다. 8) 좋아하는 책을 읽는다. 7번을 제외하곤 모두 직접적으로 자신을 위한 활동인데, 기부가 그렇듯이 봉사 활동이 주는 만족감이 예상외로 대단하다. 학창 시절 안면도에 모내기 봉사를 가본 적이 있는데, 새참이 그렇게 맛있을 수 없었지만 봉사한다는 기쁨이 컸던 기억이 난다.


이것 외에도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예를 들어 평소와 다른 길로 출퇴근을 한다든 가 아침에 하던 샤워를 저녁에 할 수도 있고 일주일에 하루라도 일찍 일어나 아침을 여유 있게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위의 방법을 이따금 사용해 보았는데 효과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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