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 회복성의 힘

고난이라는 운동으로 붙는 근육

by 김광훈 Kai H

가장 좋아하는 영어 단어 중에 resilience라는 말이 있다. 회복 탄력성이란 뜻으로 re(반복)+ salire (leap 도약)에서 유래했다. 다시 본래대로 되돌아온다는 의미다. 모든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갖기란 쉽지 않다. 그런 지혜를 모두 가진 사람도 있을 수 없다. 하지만 탄력성(resilience)만 가진다면 어떤 문제든 대처할 수 있다.


옥석구분(玉石俱焚)이란 말도 있다. 고귀한 신분이라 해서 불행한 일이 비껴가는 건 아니다. 탄력성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불운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어떻게 그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대처하는 가에 따라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진다. 때로 불운이나 역경과 싸울 수밖에 없는 것이 인생이냐. 왜냐하면 처음부터 그렇게 설계가 되었기에. 평생을 무탈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건 내막을 자세히 몰라서 그런 거라 생각하면 십중팔구 맞다.


용기와 지략도 있는 데다 전장(戰場)의 경험이 풍부한 장수가 있듯이 인생이라는 전투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재의 문제와 역경에 집중하며 경험의 지평을 넓히는데 활용한다. 오지랖 넓게 과거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게 그들의 특징이다. 탄력성이란 복원력을 말한다. 또한 유연성이기도 하다. 폭풍우가 지나간 후에 거목이 쓰러진 걸 종종 본다. 하지만, 잘 휘어지는 나무는 폭풍우를 거뜬히 견디고 여전히 건재하다. 수억 년부터 지금까지 생존한 생물들을 보면 이런 특성을 가진 것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제주도 바다에 사는 무태장어는 5~8년 동안 민물에 살다가 산란할 때쯤 되면 깊은 바다로 간다. 이렇게 민물과 바닷물 가리지 않고 살 수 있는 유연성이 우리 인생에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실패했다고 해서 모든 방법이 잘못된 경우는 없다. 잘못이 드러난 부분만 교정하면 된다. 문제는 실패에 직면해 무기력하게 포기하는 것이다. 애초에 노력할 가치가 없다면 모르겠지만, 가치 있는 목표였다면 궤도만 수정해 다시 도전할 필요가 있다. 한 번의 가벼운 도전으로도 쉽게 성공할 수 있는 일치고 대단하거나 보상이 큰 경우는 없다. 그런 것들은 다른 사람들이 이미 다 차지하고 없다. 정복하기 어려운 목표일수록 그 영예는 크다. 성공으로 가는 여정엔 우리의 발목을 잡는 여러 차례의 실패가 꼭 있다. 늘 경험하는 일인데 실패는 쓰라리다. 한 가지 위안은 성공했을 때보다 학습 효과가 엄청나다. 더 큰 성공을 위한 보약이라고 생각하는 게 맞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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