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문발검(見蚊拔劍), 즉 모기 따위를 보고 칼을 빼든다는 말속엔 모기를 깔보는 심리가 다분히 드러난다. 하지만 실상을 보면 인류에게 모기만 한 맹수가 없다. 흔히 상어, 사자, 호랑이에게 물려 죽은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수십~수백 명에 불과한 반면 모기 때문에 죽는 사람이 매년 70만~1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모기는 지구상에 출현한 지 1억 5천만 년이나 된다고 하니 인류의 100배 가까이 긴 세월 동안 ‘작고 푸른 점’에 건재했다. 공룡의 전성기와 몰락을 지켜보았고 인류의 역사를 바꾸는 결정적인 역할을 여러 번(알렉산더, 나폴레옹, 2차 대전 등)했다는 기록이 있다. 하이쿠 중에 <또 모기에 물리다니>라는 게 있는데, 어김없이 올해에도 모기에 물렸다는 건 아직 생존해 있다는 뜻이라는 말을 들었다.
8월이 가까워지니 집안에 모기 한 두 마리가 꼭 출현하곤 한다. 날아다니는 모기를 두 손바닥으로 잡으려 하니 성공률이 너무 낮아 나만의 필살기가 있다. 모기가 내 어깨 이하로 날 때 손바닥으로 가격해 추락시킨 후 후속 처리를 하곤 한다. 사실 암놈만이 사람의 피를 노린다는데 이는 알을 낳기 위해 단백질 공급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모기장을 칠 때를 잘 노려 모기장 안에 들어올 수만 있다면 그야말로 황금 어장이다. 단점은 눈에 띄기 쉽고 모기장 안에 든 모기라 살처분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모기 입장에선 모기장 안에 들어가야 영양분을 충분히 보충하고 들어가지 못하면 식량 공급이 어려운 그야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Catch 22 Situation일 듯하다. 즉 모기장은 그들의 엘도라도다. 하지만 들어가는 순간, 그곳은 감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