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사이에 우정을 유지하는 방법

선을 넘지 않기

by 김광훈 Kai H

허균은 당대 최고의 지성이었지만, 요즘 표현으로 치면 튀는 행동을 많이 해 그에게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예컨대 유교국가인 당시로서는 용납이 안되게 불교계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웠고 서자들과 교유했으며 기생들과의 관계가 도를 넘었다고 한다. 양반이 기생과 어울리는 것이 그때엔 물론 흠이 아니었으나 지나친 부분이 있었던 같다. 오죽하면 그가 능지처참 형으로 처형되었을 때 광해군은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나 발표했다는 반교문(頒敎文)을 내렸다. 아무튼 시대를 앞서가면 언제든 박해와 고난은 따라오는 듯하다.

부안 사람들이 자신들의 조상이 아닌데도 마치 조상을 모시듯 하는 기생이 있는데 그가 이매창이다. 그녀는 예인으로서 황진이와 쌍벽을 이루는 인물이다. 허균이 부안에 공무로 출장 갔을 때 그에게 수청 드는 기생이 매창이었지만, 그녀와는 예술적으로만 교감하고 동침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후로도 그들은 예술적 동지로서 관계가 10여 년 이상 이어졌다.

남녀 관계가 아닌 친구로 유지하고자 할 때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하자면 1) 그녀와의 예전 관계를 떠올리게 하는 것들을 없앨 것 2) 사적인 감정을 공유하지 말 것 3) 대체할 수 있는 여자 친구를 구할 것. 새로운 대상을 물색하라는 건 사실상 이전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라는 뜻 같기도 하다.

마치 헤밍웨이가 젊은 시절 초년 작가로 파리에 머물 때 그에게 온갖 영감과 편의, 유력한 사람들과 연결시켜 주고 또한 작가로서 집필에만 전념하도록 강력히 권고한 거트루드 스타인과의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여러 가지 정황과 기록을 볼 때 그들은 선을 넘지 않은 것이 확실하다. 남녀 관계란 성을 통해 정점에 이르기도 하지만, 지상에서 영원으로(From here to eternity)의 작가 제임스 존스의 말대로 사랑을 희석(Sex dilutes love.)시키는 점이 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