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회사
그래서 네번째 회사의 재직을 후회하는가?
결론은 아니다.
현재는 야근 없이, 그때 보다도 높은 보수를 받으며 내 직업을 인정 받고 일을 하고있다.
지난 날이 있었기에 현재의 소중함을 더 알게 됐고, 성장이란 실패를 통해서 얻게되는 열매가 아닌가.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됐겠는가
나는 이사님이 말씀하시는 그 흔한 밀레니얼처럼 퇴사를 '갈겼다.'
표현이 좀 쌔지만 그 당시의 느낌대로 글을 적어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언제나 자신감이 있었다. 이 회사 말고도 어디서나 일 할 수 있다는 자신감.
퇴사 직전까지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면서 완성되지 않았지만 일단 퇴사를 진행했다.
"저 회사 그만 두겠습니다."
"아니 왜, 지금 인원도 많이 없고 힘들거 알잖냐"
"아, 이사님이 그리시는 그림에 제가 없는것 같습니다"
"무슨소리니, 너랑 나는 함께 올라갈 사이다."
겉으로 어떤 말씀을 하고 싶으신지 알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속을 알고 있습니다. 이사님은 저를 위해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게 아니라 본인을 위해서에요.
쇼펜하우어도, 니체도 말했습니다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인 마음이라구요 그 마음을 들켜버리셨지 모에요.
여긴 회사다. 말그대로 '사회'생활을 하는 곳.
사회적인 선을 지켜야 하는 곳에서 나의 선을 침범 당했다고 느꼈을때 저는 과감히 그 공간속에 사회생활을 끝낼 의지가 있다.
인간을 얼마나 간사한가 같이 어떠한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달콤한 말들로 미래를 약속하지만 그 약속들은 증오와 실망과같은 일들로 언제든지 무마 될 수 있다는거. 그리고 나서 한가지 깨달은것이 있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함부로 하지말자"
나이를 먹어가면서 느낀건지, 회사를 옮겨다니면서 느낀건지 지키지 못할 약속을 인간 관계에서나 회사에서나 함부로 말하지 말하면 안되곘다는 생각이 드는 서른 초반이었다.
회사를 그만두고는 잠시 회사생활을 하고 싶지 않았다.
서른이 되면서 생각이 많아 졌고, 더 이상 사람들과 관계하면서 영혼없이 '일'에만 몰두하는 삶을 살고싶지 않았다. 졸업하고 서른살까지 일을 하면서 달려온 시간들이 왠지 무의미해졌다.
왜 였을까
아마도 내가 가장 잘 할 수있고, 잘 하고싶은 직무로 들어갔는데 업무를 잘 해내지 못하는 것과 같은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지내다보니 지난 세월이 무의미 해졌었나보다.
네번째 회사를 그만두고 3달정도 좋아하는걸 찾기 위해 쉼의 시간을 가졌다.
내가 쌓아온 UX직무가 아닌 다른 일들로 내 하루를 채워갔다.
그렇게 UX 디자인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었다. 내가 정말 잘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었다. 또한 이 직무를 잘한다는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만약 이사님이 UX를 잘한다는 기준이라면, 나는 회사를 위해 그렇게 까지는 할 수 없는데? 그렇다면 나는 끝을 보기도 전에 포기를 하는걸까? 별의별 질문을 나에게 던지며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아 다른 일들로 하루하루를 채워나갔다.
아, 그런데 여기서 잠깐.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는 UX 디자인을 하고있다.
그것도 아주 잘.
사실 정답은 멀리 있는게 아니였다. 지난날 회사를 위해서, 상사에게 잘 보이기위해 일을 하겠다는 마인드를 조금만 바꾸어 생각해본 것이다.
회사를 위해 일을 하면 오래 버티지 못한다. '나'자신을 위해, 또는 '내가'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성을 쫒아 일을하기 위해. 로 생각하는것이 현재 내가 좋아하는 직무를 오래, 그리고 잘 할 수 있는 비결이었다.
정답은 내안에 있다.
우디르급 태새전환에 글을 쓰는 나도 혼미하지만, 지난 날들을 적으려다보니 고민이 길지 않았던것 마냥 기억이 미화되고 있다.. 하하. 다음 글엔 쉬는동안 무엇을 했었는지 적어보고 싶다. 지나고보니 3-4년이 지난 지금 이 때 했던 일들도 내가 현재를 살아가는데 있어 좋은 영양분이 되었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