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좋은 회의를 하고 싶다

by 제제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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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입사 후 가장 놀란 점 중 하나가 회의 문화다. 어느날 갑자기 아웃룩으로 회의일정과 장소가 초대되고 전화 한 통이 울린다.

“XX 프로젝트에 대해서 논의할게 있으니 1시간 뒤에 봅시다”

갑작스러운 초대도 놀랐지만 내가 무엇을 준비해가야할지 알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무엇을 필요한지 다시 물어볼 생각도 못했기에 회의에 그냥 참석할 수 밖에 없었다.


회의시작은 XX프로젝트에 대한 브리핑부터 시작한다. 프로젝트 배경과 진행상황, 그리고 현재 문제점까지 설명한다. 브리핑을 마치고, 현재 마주한 문제점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해준다. 그리고 바로 이 자리에서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낼 때까지 회의는 끝나지 않는다.


모두가 만족하는 효율적인 회의가 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무엇이 좋은 회의일까? 먼저, 회의란 무엇일까?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관점에 따라 회의를 하는 목적이 다를 수 있지만, 회의란 사람들이 얼굴을 바라보며, 혹은 서면 통보나 메일로는 하기 어려운 의견 교류의 장이 된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회의를 통해서는 의견을 개진한 그 즉시 참석자들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수십 개의 메일을 주고받는 동안 시간 지연이 발생하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과는 다르다. 글로는 전달하기 어려운 정확한 어투와 의도를 전달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서로의 시간과 공간를 소비하면서 얼굴을 보고 회의실에 모이는 것이다. 회의가 의견 교류의 장이라면, 좋은 회의는 분명 많은 의견 교류가 이뤄지고 이를 통해 긍정적인 피드백 과정을 거쳐 의견 도출하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빈번하고 유익한 의견 교류가 이뤄지기 위해서 사전에 각자의 정보 수준를 동일하게 맞추는 작업은 반드시 회의 ‘전’에 필요하다. 그래야 누군가 의견을 말했을 때, 나의 생각이나 의견을 들며 찬성하거나 반대할 수 있고 혹은 덧붙여 이야기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회의의 흐름을 따라가느라, 회의록을 남기느라 밀린 선행학습을 버겁게 따라가는 학생들처럼 중요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기록만 하다가 시간만 흘려보낼 것이 틀림없다. 아예 모르는 프로젝트에 대해서 현장에서 자세한 브리핑 해주는 것은 항상 감사한 일이지만, 메일이나 혹은 사용하는 커뮤니케이션 툴로 정보를 사전에 미리 넘겨주는게 더 좋다. 회의에 초대받은 입장에서 천천히 읽어보면서 놓치거나 추가적으로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고 미리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루종일 하는 회의로 시간을 날렸다면 단순히 1일 맨파워를 잃은 것이 아니다. “1 x 참석자 수 N” 만큼의 맨파워가 회의라는 푯말 아래 녹아버린 것이다. 치밀한 준비를 바탕으로 회의를 하지 않는다면 시간을 잡아먹는 회의라는 거대한 블랙홀에 빨려들어간다.


나도 좋은 회의를 하고 싶다. 아니, 좋은 회의를 하는 팀에 속하고 싶다.


미리 미팅 정보와 사전 데이터를 공유하고 만났을 때는 필요한 의견만 이야기하고 건전한 피드백을 주고 받는, 그래서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가는 데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그런 회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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