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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제의 하루 Jul 30. 2023

AI가 만들어낸 커버곡 음악

사진: UnsplashNamroud Gorguis


어느날 인기곡 재생에서 논란의 그룹 fifty fifty-cupid 노래가 흘러나왔다. 한국어 버전이었는데, 듣다가 깜짝 놀랐다. ’누가 이렇게 밋밋하게 커버를 한거지’ 하면서 가수 이름을 확인한 순간, 원곡을 부른 피브티피브티였다. 내가 밋밋하게 느낀 이유는 요즘 계속 듣던 AI cover 노래 때문이었다. 이 AI cover에서는 Cupid를 The Weeknd와 Bruno Mars가 부른다. 그것도 아주 맛깔나게. The Weeknd AI 커버 버전처럼 실제 노래가 나왔다면 빌보드에서 진작 탑을 차지했을 것이라는 어떤 이들의 댓글이 그리 허황되게 느껴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Y0AQmISlD2U

노래의 멜로디와 가사가 가진 힘을 그대로 살리면서, 실제로 커버를 한 적이 없는 The Weeknd와 Bruno Mars같은 유명 가수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음색과 스타일을 살리는 것이 가능하다? 심지어 이미 고인이 된 마이클 잭슨이 최신 K-POP 노래를 커버한 노래가 유튜브에 돌아다니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해진 이유는 AI 기술의 발전이다. 우리가 가장 먼저 접한 생성형 AI 쇼크는 이미지 생성(Stable diffusion, Midjourney), 그리고 자연어 생성(ChatGPT, Bard)이었다. 오늘 다룰 AI 커버는 음성 생성 분야이다. 이미 메타에서는 다양한 입출력 정보(시각, 청각) 같은 데이터를 이용한 생성형 AI를 이미 공개한적이 있다. 이미지, 문자, 소리까지. 사람이 가장 자주, 크게 느끼는 입출력 정보에 대해서 다루는 성형 AI가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 것이다. 멀티모달(Multi-modal), 쉽게 말하면 우리가 세상과 정보를 주고 받는 인터페이스를 AI도 조금씩 갖춰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AGI일반 인공지능에 가까운 무언가가 나타날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https://doooob.tistory.com/895

AI cover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먼저 이슈로 떠올랐다. 북미 음원 시장이 가진 규모와 힘을 본다면 당연한 일이지만, AI cover의 저작권 논란, 그리고 어디까지를 허용해야할지, 분명 가수는 AI cover 노래를 부른 적이 없는데 가수의 저작권이 인정되는 것이 맞는건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 와중에도 기술은 발전을 하고 AI cover로 나온 곡들은 유튜브에서 수십만 조회수를 찍고 있다.


동일한 논란은 이미지 생성 때도 나왔다. 특정 작가 풍의 그림을 학습한 뒤, 해당 작가가 그린적도 없는 그림을 척척 찍어내는 이미지 생성 AI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생성 속도와 그 규모가 너무나 빨라지고,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어떤 아티스트를 너무 좋아해서 수 년간 연습하게 된 끝에 비슷하게 노래를 부르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고 하자. 이런 이들은 수 백 년 전에도 존재했지만 시장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리지널리티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카피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2인자, 혹은 흉내쟁이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성형 AI는 오리지널리티를 거의 그대로 흡수하고(패턴과 그 독특한 기법까지도) 그 모델을 가지고 원래 작가라면 할 수 없는 무한한 확장을 할 수 있다. 그것도 초 단위로. 오리지널이 모델 형성을 할 정도의 데이터만 제공해준다면 그 뒤는 오리지널도 필요가 없어진다. 그렇기에 이러한 생성형 AI의 파급력은 히든 싱어에 나오는 가수나 모창으로 행사를 뛰던 모창가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영향을 미친다.


인터넷과 유튜브가 세상을 장악하면서, ‘인플루언서(influencer)’가 탄생했다. 정치, 사회, 문화, 역사, 과학 등 각 분야마다 수 많은 글과 영상을 만들어내는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가 생겨났다. 역사가 쓰여진 이래, 창작자가 가장 큰 인기와 돈을 벌 수 있는 세상이 온 것이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크리에이터의 ‘창작’에 대한 논의와 저작권에 대한 정의는 다시 시작해야한다.

http://week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24469

지금도 수 많은 재가공 컨텐츠들이 웹을 뒤덮고 있다. 약간의 문장 요약, 번역, 정리를 통해서 어떤 컨텐츠를 자기의 컨텐츠로 가공하는 행위말이다. 이런 이들은 생성형 AI에 의해 금방 대체될 것이다. 그런 식의 재가공도 ‘창작’이라고 볼 수 있다면 생성형 AI는 초 단위로 생성을 해낼 수 있다.

AI cover 기능을 가진 웹서비스 뿐만 아니라 AI cover를 쉽게 다뤄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깃헙에도 올라와있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 곧 코드와 원리를 자세히 살펴볼 계획이다. 잠시 ‘창작의 의미’와 ‘저작권’에 대한 논란과 고민은 접어두고 싶어진다. 유튜브에 인트로 부분만 잠깐 나와서 화제가 됐던 ‘가수 이선희가 부르는 이무진의 신호등 풀버전’이라던가, 지금은 해체해 뿔뿔히 흩어져 만날 수 없는 그룹의 노래까지. 생성형 AI는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도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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