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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제의 하루 Apr 23. 2023

스페이스X 스타쉽 발사

높이 50m, 폭 9m, 질량 125톤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무겁고, 가장 큰 로켓이 힘차게 지면을 딛고 올라간다. 바로 스페이스X에서 개발 중인 초대형 우주발사체, 스타쉽이다. 스타쉽은 가깝게는 지구 내 대륙간 여객 사업에, 멀게는 일론 머스크가 꿈꾸는 화성 탐사와 거주의 기본 수송선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이 스타쉽 발사 시스템의 최초 테스트가 4월 20일, 미국 텍사스에서 진행됐다.

거대한 로켓이 엄청난 연기와 먼지 바람을 일으키고 지구와 자신의 질량이 만들어내는 중력을 벗어나려는 모습은, 형용하기 어려운 감상을 안겨준다. 미지의 신대륙을 찾아 떠나는 대항해시대의 모험가가 떠오르는 것은 단순히 우리가 평생 발을 딛고 있는 대륙, 땅에서 발을 뗀다는 점이 비슷하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끊임없이 도전해나가는 인류의 도전이 담겨있기 때문에, 이제까지 탄생했던 모든 인류가 매일 올려다봤을 하늘과 우주의 별을 향해 쏘는 로켓은 언제나 거대한 울림을 전해준다.

웅장한 스타쉽의 발사 장면

인류가 만든 최초의 배는 8000년 전 통나무 안을 파서 만든 통나무배라고 한다. 그리고 최초의 배가 나온지 750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서야 범선과 대형 수송선의 등장했다. 이로 인해 많은 국가와 사람들이 신대륙 식민지 개척과 신대륙을 꿈꾸며 대항해시대로 나섰다. 그로부터 또 400년이 지난 뒤 바람과 사람의 노동력 없이 항해할 수 있는 증기선, 현대 수송선의 개념이 만들어졌다. 현재의 로켓과 스페이스X의 스타쉽은 인류가 발전시켜온 수송선의 어느 단계에 있을까? 아직 통나무배일까? 아니면 범선과 대형 수송선의 초기 단계에 와있는 것일까? 증기선과, 현대 수송선의 역할을 할 우주선은 어떤 모습일까? 아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모습일 수 있다.

스타쉽 버전별 모형도

보는 사람에 따라서 시시한 실패로도 보일 수 있는 이번 발사가 중요한 것은 우주 시대는 아직도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후세에 물려줄 우주 발사체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는 ‘시도’였다는 관점에서는 어떤 시도도 실패라고 치부할 수 없다. 우주로 나아가는 것은 인류의 피할 수 없는 미래고, 이 모든 것은 과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기가 걸음마를 하기 위해서 뒤뚱거리며 넘어지는 것을 우리는 걸음마 실패라고 부르지 않는다. 대신 걸음마 단계라고 부른다. 현재 우리는 이 걸음마 단계를 거치고 있다. 이번 스타쉽 첫발사 테스트 뿐만 아니라, 2018년 팰컨 헤비가 보여준 1단 부스터 2개 착륙과 페이로드로 싣고간 스타맨과 테슬라 로드스터가 훗날 우주 항해의 어떤 기점이 될까? 수 많은 시도 끝에 통나무가 바닷물에 뜬다는 사실과 통나무 안을 파내어 사람과 물건을 넣을 수 있다는 사실, 배에 돛을 달면 바람을 이용해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은 이름 모르는 누군가의 꿈에서 시작되어, 수 세대를 거친 시도와 실패끝에 빚어진 과정의 결과다. 이번 스타쉽 발사도 우주를 꿈꾸는 어린 아이들에게 우주 탐사의 꿈과 영감을 줄 뿐만 아니라, 우주 시대를 이끌어갈 인재들의 성장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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