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 『리처드 도킨스, 내 인생의 책들』
리처드 도킨스가 자신이 수십 년 동안 슨 책의 서문, 비평, 후기, 대담 등을 모았다. 여기에는 몇 가지 모습의 도킨스가 보인다. 우선은 『이기적 유전자』의 도킨스다. 그가 『이기적 유전자』를 쓴 것이 벌써 45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과학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와 있을 만큼 영향력이 크다(물론 이제는 내려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기적 유전자』의 도킨스는 진화생물학자이면서 사회생물학의 옹호자이다. 물론 그는 그런 딱지를 싫어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그는 진화론에 대해 옹호하며, 사회생물학에 대해 적극적으로 방어한다. 그리고 또한 궤도에서 벗어난 사회생물학자를 비판도 한다. 대표적으로 집단선택을 주장하기 시작한 에드워드 윌슨에게 그렇다.
『만들어진 신』의 도킨스도 있다. 요새는 도킨스를 이렇게 표현하는 경우도 많아보인다. ‘무신론자’. 그는 종교가 쓸 데 없는 억압적 도구라고 비판한다. 종교가 나타나게 된 진화적 요인에 대해서까지 부인하지는 않지만, 종교(여기서 종교란 기독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가 벌여온 일들, 주입하고 있는 생각에 대해 가차 없다. 어떻게 세상이, 이미 인류가 중석기 시대로 접어드는 시점에 생겼다고 주장할 수 있나? 그는 창조과학 등과 같은 헛소리에 대해서 가차 없이 비판하고, 종교를 버리고 나온 이들에 대해 용기를 준다.
그리고 『무지개를 풀며』의 도킨스도 있다. 이 도킨스는 앞의 『이기적 유전자』나 『만들어진 신』의 도킨스를 포함하는데, 그는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온 과학자다. 특히 과학의 가치에 대해 설파해왔다. 빛의 성질을 과학적으로 설명했다고 해서 무지개의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니며, 생명 진화의 원리를 알게 되었다고 해서 생명의 신비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도킨스는 매우 적극적인 ‘과학커뮤니케이터’이다.
도킨스는 신랄하지만, 또한 문장에는 위트가 있다. 그래서 반복되는 이야기가 있지만 지겹지 않다. 여기의 책들을 읽지 않아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과학 이야기라서 그렇다고 보지만, 도킨스라서 그렇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