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브룩-히칭, 『이상한 책들의 도서관』
가끔 눈이 행복한 책들을 만난다. 솔직히 말하면 그림 위주의 책은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책에 관한 책은 예외다. 책에 관한 책을 좋아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우리말 제목이 “이상한 책들의 도서관”이라고 했지만, 이상한 책들만 소개하고 있는 건 아니다. 물론 이상한 책들이 많긴 하다. 도대체 이런 책을 왜 만들었지 하는 것들이다. 이를 테면 ‘권총을 품은 기도서’라든가, 여러 출판 사기에 관련한 책들,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괴물들에 관한 책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다 이유가 있다. 세상을 속이기 위한 것도 일종의 이유가 되니까 말이다. 혹은 세상에 나를 알리고 싶다는 욕망도 책을 쓰고 만드는 중요한 이유니까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책을 만드는(쓰는 것을 넘어서) 이유가 참 다양하다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되지만, 그 만듦새에 정말 애를 쓴 책들이 많다는 것도 생각하게 되고, 그런 책이 세상에 남아 있다는 것에 대해 경외감과 함께 감사함을 갖게 되기도 한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경외감을 갖게 되는 책(?)은 전투의 기록을 빽빽하게 적어놓은 바이올린이다. 1861년 남북 전쟁이 발발하자 인디애나주 한 마을의 여관 주인의 아들인 스물네 살 콘은 남부 연합군에 지원해서 인디애나 제87보병대에 입대한다. 그는 1863년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바이올린을 하나 구입했는데 제대할 때까지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런데 그는 바이올린 켜는 법을 배우지 않고, 대신 바이올린 표면에 그가 싸운 30번의 전투의 기록을 빽빽하게 새겨 넣었다. 제87보병대는 전체 283명이 사망했지만 콘은 살아남았고 바이올린도 남아 남북전쟁의 기념물로 남아 있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저항한 노르웨이 저항군 페테로 모엔의 일기도 마찬가지 경외심을 갖게 하는데, 그와 반대로 안네의 일기에서는 새로운 면을 발견하기도 한다.
기상천외하고도 아름답기도 하고, 때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책들을 무수히 소개하고 있다. 이것만 보면 책이야말로 인류가 남길 수 있는 최고의 자산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듯하다(물론 다른 것을 보면 다른 생각이 들 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