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흘린다고 해독되지 않는다

사라 에버츠, 『땀의 과학』

by ENA

젊었을 때는 땀을 많이 흘렸다. 그런데 지금은 땀을 흘리는 경우가 별로 많지 않다. 나이가 들면서 생리적인 특성이 변했을 수도 있지만, 더 그럴 듯한 설명은 땀을 흘릴 만한 상황이 별로 없어서라는 것일 게다. 일부러 운동하지 않는 이상 땀을 흘리며 다닐 일이 별로 없어진 것이다. 과학 저널리스트 사라 에버츠의 ‘땀’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체험과 함께 담고 있는 『땀의 과학』을 읽으며 잘 몰랐던 것, 아니면 잘못 알고 있던 것들 몇 가지를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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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잘못 알고 있던 것으로 대표적인 것이 바로 ‘땀이 우리 몸의 노폐물을 제거한다.’는 생각이다. 즉, 땀을 흘리면 해독(解毒)이 된다는 것인데, 조금 생각해보면 아닐 거란 걸 알 수 있으면서도 그냥 편리하게 그렇게 여겨왔던 것 같다. 땀은 체온 조절을 위한 방식이다. 그러므로 땀으로 통해서 해독이 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얘기이다. 물론 땀을 통해 몸속의 화학물질이 빠져나오긴 한다. 그리고 그 몸속 화학물질에는 독소가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거기에는 우리 몸에 유용한 물질, 이를테면 영양분이나 호르몬이 포함될 수도 있다. 화학물질은 혈액을 타고 돌아다니다 땀이 배출될 때 우연히 땀이 배출되는 구멍 근처에 있다가 함께 배출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해독을 위해 땀을 배출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그럼 땀을 흘리는 동물은 사람뿐이라는 통설은? 맞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다른 동물들도 체온을 조절할 필요가 있는데, 그런 경우 배설물을 이용하거나 헐떡거리거나 등의 방식을 쓴다. 몸속의 수분을 배출함으로써 체온을 조절하는 방식은 영장류의 진화 과정에서 등장했다. 사실 땀을 만들어내는 에크린땀샘은 모든 포유류에 존재한다. 그런데 그때 에크린땀샘은 거의 손바닥이나 발바닥에 존재하는데, 이는 체온 조절을 위한 용도가 아니라 무언가를 잘 움켜잡기 위한 용도라는 얘기다. 체온 조절을 위한 땀, 즉 몸통이나 팔다리, 얼굴 등에서 땀을 흘리기 시작한 것은 현재 영장류 조상의 어느 시점에 등장했다. 그런데 모든 현재 영장류가 그런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개코원숭이, 마카크원숭이, 고릴라, 침팬지 등은 에크린땀샘이 있는 반면, 다른 영장류, 이를테면 여우원숭이, 마모셋, 타마린 등은 없다. 이를 통해 이 종류들이 분화된 시기로 추정되는, 지금으로부터 약 3500만 년 전쯤 우리 인류의 소중한 능력인 땀샘이라는 특징이 생겨났다고 여겨진다.


알게 된 것 중에 하나는 땀억제제, 혹은 체취제거제의 주된 성분이 알루미늄염이라는 사실이다. 다른 것보다 이게 훨씬 효과가 좋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이 알루미늄이 몸속으로 얼마나 흡수되며, 그랬을 때 부작용은 없는지의 여부다. 그런데 아직까지 이에 관해 신뢰할 만한 연구 결과는 없다고 한다. 또 한 가지는 땀을 통해서, 정확히는 땀의 성분을 조사해서 사람을 구분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는데, 아직은 그 신뢰도가 법정에서 인정될 만큼은 아니라고 한다.


땀에 관해 이야기할 거리가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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