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본심

김동현,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

by ENA

미국은 우리에게 어떤 국가일까? 이것부터 생각해야 할 것 같지만, VOA (Voice of America)의 기자로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 등의 고위 인사들을 인터뷰하고 취재한 김동현 기자는 다른 질문을 한다. 우리는 미국에게 어떤 존재인가? 과연 우리는 그것을 알고 있는가?


우리는 미국을 혈맹이라고 하여 우리를 무조건적으로 지켜주는 존재로 생각하여 그들의 비위를 건드리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과거의 “양키고홈!”과 같은 구호는 외치지 않지만 미국으로부터의 완전한 자주권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도 그 극단 사이의 어느 한 지점에 서 있을 것이고, 그것도 어느 쪽에 조금은 더 가깝게 서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김동현 기자는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미국은 한반도를 그들의 외교와 국방의 중심에 놓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이 잠재적 위협으로 여기는 1순위는 중국과 러시아이고, 2위는 이란과 북한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동아시아에 모든 전략의 중심은 중국에 놓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효용가치는 중국과의 대치에서 얼마나 잘 써먹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란 점이다. 우리는 (김동현 기자의 표현으로는) ‘한반도 천동설’을 믿으며, 모든 것이 한반도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여기고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미국이 가장 신뢰하는 우방도 ‘파이브아이즈’라 하여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라고 한다. 우리는 거기에 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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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던져진다. “만약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정말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는 미국을 지원하며 전투부대를 타이완으로, 혹은 중국 본토로 파견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그 사이를 노려 남쪽으로 쳐들어올지도 모르는 북한을 대비하여(혹은 중국의 보복이 두려워, 내지는 눈치를 보며) 굳건히 이 땅을 지키고 있어야 할 것인가? 분명 미국은 전자를 원하지만, 그런 상황이 오면 아마 우리는 굉장히 곤란하고도 첨예한 고민을 해야할 것이다. 여기에 미국이 우리에게 원하는 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고, 우리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매우 제한적이며 또 곤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이해가 상충하는 지점들은 숱하게 찾아볼 수 있다. 주한미군주둔분담금에 관한 지리한 협상도 그렇고, 지소미아와 관련한 밀고 당기기, 미일사령부 창설과 관련한 이해 관계 등등. 미국은 전 세계를 다 감당할 수 없기에 부담을 분담하기를 원하고, 우리는 그런 미국의 본심을 잘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 끝에는 그렇게 된 데 대한 언론과 외교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사실, 여기에서 쓰고 있는 김동현 기자의 시각을 모두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물론 그가 보고 듣고, 생각하고 분석한 내용들은 그 나름대로 정리되어 있고, 체계적이며, 귀담아 들을 내용들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쪽 분야에서만의 시각이 담겨 있다. 군사적인 측면을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게 현재 세계 질서를 이해하는 데 엄청 큰 몫을 차지하긴 하겠지만, 이 시각에는 경제도 없고, 문화도 없다(경제는 삼성의 반도체와 같은, 우리가 가질 수 있는 한 가지 지렛대 정도로만 등장한다). 귀담아 들어야 하는 이야기지만, 이것만이 진실이라고 생각해도 되는지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도 있어 보인다.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았다. 우리가 국제 관계를 우리 중심으로만 생각해왔다는 반성부터 해야겠다. 어떻게 할 것인지는 저자도 제시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의 말대로 그래도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즉 미국의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아는 것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 그래야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뭐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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