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 필드, 《연필의 힘》
위대한 화가들이 모든 것은 연필로 시작된다고 말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시작도 연필이었다. 연필은 사람 사이의 의사소통 방법을 바꾸었고, 말로는 따라잡을 수 없는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너무 흔하고, 평범하고, 단순하지만, 그런 것이기 때문에 연필은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의 하나다.
연필은 1560년경 이탈리아의 베르나코티 부부가 처음 만들었다. 노간주나무 막대의 속을 파내다가(왜 그랬을까?) 문득 그 속에 흑연 심을 끼워 넣었다고 한다. 흑연(lead)는 납이 아니라 탄소 덩어리지만, 그게 알려진 것은 1779년의 일이었다. 우리는 아직도 그냥 연필(鉛筆, 鉛은 납이란 뜻)이라고 부른다. 습관은 끈질기다! 흑연은 가장 부드러운 고체이면서 최고의 윤활제라 쉽게 미끄러지기 때문에 글씨를 부드럽게 쓸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연필 형태는 1795년 나폴레옹의 군대에 있던 니콜라 자크 콩테가 발명했다고 한다. 아마도 둥근 형태였던 듯 한데, 육각형의 연필은 1840년 경 로타르 폰 파버가 개발했다. 그렇다. 그 Faber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연필 제조사인 독일의 파버 카스텔(Faber Castel)은 1년에 약 18억 자루이 연필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이 파버 카스텔 가문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연필도 소유하고 있는데, 그건 독일의 한 주택이 다락방에서 발견된 것으로 17세기읙 것이다.
연필로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 말고 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슨 창의력 시험 문제 같다)
가이 필드는 무려 열 여덟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그는 분명 대기업에 합격할 것이다).
주사위로 활용(육각형!), 휴대폰 받침대(4자루가 있어야 한다), 연필 선을 물에 담가두었다가 선명한 선을 그리는 데 쓰기, 연필깎기의 성능 확인용, 등 긁는 데, 머리끈 대신, 지퍼의 윤활제, 새 열쇠 길들이기, 살인 무기(영화 <다크 나이트> 등), 가상의 드럼스틱, 식물의 상태 점거(화분의 습기 확인), 작은 식물의 지지대, 좀약(연필을 깎고 남은 부스러기는 좀이 스는 것을 방지한다), 응급 상황에서 부목으로, 흙 묻은 신발 닦기, 네일아트 도구, 치약을 끝까지 짜낼 때, 고무줄 총의 발사 장치.
또 무엇이 있을까? 그냥 생각나는 거를 제시하면 책갈피, 게임 도구 같은 것들이 있다. 연필은 무궁무진한 활용성을 갖고 있다.
연필과 관련을 갖고 있는 많은 예술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창의적인 선각자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위시하여, 예술가들의 예술가 파블로 피카소, 유머와 패러디의 예술가 데이비드 슈리글리, 현대 미술의 키스 해링, 삽화의 대가 퀸틴 블레이크, 그림을 그리는 작가 소울 스타인버그, 기발한 장난꾸러기 닥터 수스. 그런데 무엇보다도 놀라운 작가는 스테판 파브스트다. 이 이름으로 찾아보면 입이 벌어진다.
가이 필드가 보여주고 있는 원하는 그림을 그리는 방법은, 어쩌면 정형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에 ‘모든 창의성은 연필로부터 시작된다!’는 표어를 배반하는 것 같다. 하지만 창조성이란 게 기본을 무시하면서 가능한 게 아니다. 연필은 바로 그 기본이다. 가이 필드가 보여주는 그림의 기법은 바로 그 기본을 어떻게 갖출 것인지를 보여준다. 매우 활용도가 높은.
연필은 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