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의 가치

마이클 이스터, 《편안함의 습격》

by 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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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스트 마이클 이스터는 알래스카주 코체부, 바람 부는 아스팔트 위에 서 있다. 그 앞에는 비행기 두 대가 서 있는데, 그는 그 비행기 중 하나를 타고 알래스카 북극 깊숙한 곳으로 들어서 한 달 동안 거의 야생의 상태로 순록 사냥에 나설 계획이다. 그의 곁에는 도니와 윌리엄이라는 베테랑이 있지만, 마이클은 두렵기 그지없다. “지구상에서 가장 고독하고, 가장 외지고, 가장 가혹한 곳”이라고 하는 곳을 자발적으로 찾아가는 심정은 복잡하기 이를 데 없다. 비록 그 모험을 위해 체중을 감량하고(이것 자체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여러 체력 훈련을 하고, 마음가짐도 새로이 했지만 모든 두려움을 떨칠 수는 없었다. “아주 힘들지만, 죽지는 말아야 하는” 모험이다.


마이클 이스터는 왜 이런 모험에 자발적으로 뛰어들었을까?

그는 현대의 편안한 생활이 가져오는 여러 문제점을 인식했다.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날 때부터 출근하고, 일을 하고, 돌아와서는 고칼로리 음식을 먹고, 그리고 편안한 소파에 앉아 넷플릭스를 보다 잠이 드는 삶에는 그 어떤 육체적 불편함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그리고 그런 생활은 우리를 점점 약하게 만들고 있다. 그것은 육체적인 약함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그는 이 본능적이며 진화적인 게으름에서 벗어나고자 여러 전문가들을 만난다. 그들은 여러 방향에서 불편함을 추구할 것을 권한다. 그 최종적인 관문이 알래스카 순록 사냥인 것이다.


마이클 이스터는 이 알래스카에서의 고난에 찬 생활을 이야기하며, 이전의 여러 만남과 경험을 사이에 끼워 넣고 있다. 마치 모든 것이 알래스카의 순록 사냥을 향해 있는 것처럼 구성되어 있는 셈이다. 하지만 사실은 이 알래스카의 경험은 그가 경험하고자 하는 불편한 삶의 결정판일 뿐이다. 그 경험이 현대 문명 속에서의 생활에 어떤 의미 있는 교훈을 주고, 실제의 삶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는 불편한 생활을 겪으며,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조용히 자각할 수 있었고, 잃어버렸던 감각들이 돌아왔다.”고 적고 있다. 그것은 살아 있다는 느낌으로 이어졌다. 사실 우리는 어떤 자극 속에서 실제로 내가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극복해가며 나 자신과 세계 사이의 관계를 자각하는 경우가 많다. 마이클 이스터는 바로 그런 느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편안함을 배격하고 일부러 불편함을 추구한다는 것은 우리가 그동안 추구해 온 것과는 방향이 반대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추구해온 바로 그것이 우리는 망가뜨리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여전히 그런 생활을 끝까지 유지하고자 하는 것은 또한 어리석은 일이다. 풍족의 시대가 가져온 것을 감사히 여기지만,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문제를 불러일으켰는지를 깨닫고, 조금은 불편하고, 조금은 더러운 생활을 감수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더욱 건강하고, 더욱 의미 있게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라는 것을 이 책은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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