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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A Aug 01. 2021

서재는 어떻게 마법을 부리는가

김승, 김미란, 이정원, 《서재의 마법》


첫 번째 생각.

김승. 혹은 폴김, 폴쌤, 혹은 P의 서재에 대한 이야기. 하지만 서재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 서재가 무엇을 담고 있는지, 그 서재를 만들어간 이야기이고, 그 서재를 통해 이룰 수 있는, 이루고 있는 것에 관한 이야기다.


두 번째 생각.

책의 형식. 김미란(미란 선생)이 폴쌤과 인터뷰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공감하는 형식. 이 과정에는 책 표지에 저자로 나오는 이정원이 등장하지 않는다. 이 인터뷰를 기록하고, 정리한 이가 이정원일까?


세 번째 생각.

서재를 갖는다는 것은 자신의 지식을 쌓아나가고, 체계화하고, 또 표출하는 데 베이스캠프를 갖춘다는 얘기다. 김승의 서재는 ‘마법’이라는 제목을 붙일 정도로, 놀라울 정도로 효율적이다. 그래서 부럽다. 그러나 그 서재가 꼭 김승의 서재와 같을 필요는 없다. 무질서한 책더미 속에서도 체계적인 지식을 만들어가는 이도 분명 있다. 물론 그런 이에게 ‘무질서한 책더미’는 맞지 않는 표현이긴 하다. 그 속에 분명 질서가 있을 테니까. 중요한 것은 ‘베이스캠프’다. 독립적인 공간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지식과 감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그런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도서관이라도 좋고, 집 근처의 조용한 카페라도 좋다. 중요한 것은 그곳이 그런 역할을 한다는 자기 의식이다.


네 번째 생각.

체계적인 독서에 대한 생각이다. 김승은 독서의 넓이와 깊이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스크리닝하는 독서와 몰입해서 읽는 독서를 유기적으로 연계시키는 것이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할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책을 활용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그 활용이라는 것은 일단 읽는 데서 시작하지만, 그 과정에는 반드시 기록이 있고, 그리고 그 끝에 활용이 있다.


다섯 번째 생각.

몇 가지 공감가는 부분을 옮겨 본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책을 읽는 것을 강조하고,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책을 읽느냐가 중요하며, 책을 잘 선별하여 읽는 사람들에게는 책을 통해 얻은 지식을 어디에 사용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식의 목적이 선하고 아름다워야 합니다.” (45쪽)


“꿈을 기록하면 목표가 되고, 기록하지 않고 꿈만 꾸는 사람은 망상가로 살아가고, 꿈을 기록하여 목표로 바꾼 살마은 실천가의 삶을 살아갑니다.” (67쪽)


“책을 읽다가 보면 임계상황에 이르게 되고, 읽었던 기간, 읽었던 분량, 들인 시간, 노력의 크기 등이 때가 되면 모두 통찰로 변한다는 거죠? - 다른 말로 표현하면, ‘길이’가 곧 ‘높이’가 되는 겁니다.” (117쪽)


여섯 번째 생각.

내 독서에 대해 점검하게 되고, 어수선한 책장도 다시 보게 된다.

무엇을 위해 책을 읽고 있는가?

내 책장은(그러니까 내 서재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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