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권에서 가장 인상 깊은 인물은 현 중국의 최고권력자 시진핑(習近平)의 아버지인 시중쉰(習仲勳)과 장제스의 아들이자 장제스 이후 대만 총통을 오랫동안 지낸 장징궈(蔣經國)이다. 시중쉰이야 시진핑의 아버지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인물이다. 그리고 7권의 뒷부분은 장징궈보다는 민주주의 신봉자였던 우궈전이 주인공이지만 더 익숙하고, 그래서 어떤 인물이었는지가 궁금한 장징궈가 더 눈에 들어온다.
장징궈에 대해서는 앞선 책에서 그가 장제스의 아들이지만 사회주의 사상에 심취해서 소련에 유학가고 오랫동안 그곳에서 지낸 사실에 대해서 다뤘는데, 여기서는 그가 권력을 기진 인물로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 간략하게 다루고 있다. 그가 대만의 총통이 된 것을 단지 장제스의 아들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그게 김일성 김정일로 이어지는 부자 세습과 뭐가 다른가 하고 여겼었다. 물론 장징궈가 중국으로 돌아온 이후 국민당과 국민당 정부 내의 권한이 장제스에게서 주어진 것은 맞다. 하지만 이후의 그의 행적을 보면 권력자로서의 자질을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김명호는 그의 이름 앞에 '특이한 독재자'라는 타이틀을 불이고 있다. 이는 독재자들이 (속으로는 어찌 생각할지 모르지만) 대외적으로는 대체로 독재자임을 부정하는데 반해 그는 "나는 내가 독재자라고 인정한다.”고 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김명호는 이에 덧붙여 "단, 나는 독재로 독재를 종식시키려 한다. 나는 최후의 독재자가 되기를 소망한다."라는 장징궈의 말을 인용하고 있는데, 이것 자체로는 전혀 감흥이 일지 않는다(대부분의 커다란 악행은 그런 덧붙임이 있다). 다만 그게 빈말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시중쉰에 대해서는 매우 자세히 다루고 있다. 그의 탄생에서부터 성장, 그리고 주목받는 혁명가, 특히 행정가로서의 능력, 그리고 신중국 건설 이후의 승승장구에 이은 문혁 시절의 좌절(무려 16년)과 복귀까지(그래서 이 부분에서는 굉장히 현대 중국에 가까워진다). 거의 그의 한평생을 한 달음에 쓰고 있다. 우리는 당연히 시진핑에 눈길을 돌릴 수 밖에 없지만, 그의 아버지 시중쉰 역시 대단한 었음에 분명하다. 특별한 대중적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인물은 아니었지만, 그것은 그가 모순적인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시중쉰이 군중의 갈채에 현혹도지 마라. 독이 들어 있다."라고 한 말 역시 그의 면모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밖에도 '중국식 사회주의'가 시작된 덩샤오핑의 남순강화(南巡講話) 역시 흥미로운 얘기다. 이 얘기야말로 중국이 문혁 이후 완전히 다른 중국이 된 계기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운명을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장쩌민이라든가, 후진타오와 같은 덩샤오핑 이후의 중국의 권력자 등장 역시 이 전환점에서 이뤄지기 시작한다(솔직하게 말하자면 남순강화를 한글로 접해서 가졌던 이미 지와 이 사건의 한자, 그리고 이뤄진 과정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아주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