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립 혁명은 프랑스 대혁명과 더불어 인류에게 자유의 가치와 권리를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을 갖도록 한 사건이었다. 프랑스 대혁명의 폭력성에 대해서 비판할 수도 있지만 그 숭고한 가치를 삭제할 수 없듯이, 미국이라는 국가가 가지는 모순에 대해서 비판하고, 그 국가가 저지른 다른 나라에 대한 많은 잘못에 대해 저항하지만, 미국 독립 혁명이 천명한 자유와 계명의 원칙은 그것 자체로 가치를 지닌다.
그렇다면 미국 독립 혁명은 어떻게 이뤄진 것일까? 대영제국의 폭압에 맞서 한 무리의 음모자들, 말하자면 혁명가들이 설계한 계획에 따라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라고 불리는 이들도 1775년 렉싱턴과 콩코드 전투로 시작된 독립 전쟁 직전까지도, 아니 그 이후 독립을 선언하는 순간까지도 미국의 독립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가지지 못했다. 어쩌면 아메리카인들 스스로 미국 독립이라는 것 자체에 놀랐다.
현재 미국의 동부 해안을 따라 건설된 13개 식민지 주들의 주민은 자신들이 누리고 있던 자치권(영국 국왕의 칙령에 의한)을 보호받기를 원했을 뿐이었다. 그들은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 그들은 영국 국왕의 신민이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영국 내각과 의회가 자신들에 대한 (그들이 생각하기에) 부당한 처사에 대해서 반응을 했고, 반항을 했고, 저항을 했다. 아메리카인들은 오랫동안 지켜온 자치의 전통이 있었고, 그래서 그들은 스스로 자유민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그 배경에는 영국의 재정 악화가 있었고, 영국 내각과 의회의 연이은 잘못된 판단이 있었다.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에 건설된 식민지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있었다. 영국은 대영제국이라 불릴 만큼 전세계의 지배국가로서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으나 여러 전쟁으로 말미암아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 재정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한 가지 방식으로 아메리카 식민지들에 대해 부가적인 세금을 물리고자 했다. 영국의 관점에서는 그게 당연한 것이었을 수 있다. 아메리카의 식민지를 보호하고,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돈을 아메리카인들이 내야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 재정을 인지세로 충당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메리카인들은 거세게 저항했다. 그들은 그게 자신들의 재산권에 대한 침해라고 생각했고(“국왕의 10펜스 못지 않게 나의 1페니도 중요하다.” - 존 셀던), 또한 그들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생각했다. 자신들을 대표하지 않는 이들이 부과한 세금은 인정할 수가 없었다(“대표 없이 과세 없다.”). 폭력 사태로까지 이어진 인지세에 대한 반대로 결국 영국 의회는 이 법안을 철회하고 만다.
하지만 이어서 영국 의회의 주도권이 어수선해진 상황에서 찰스 톤젠드는 아메리카에서 영국으로 수입되는 유리, 종이, 차에 관세를 부과하는 이른바 톤젠드 법을 통과시켰다. 이 톤젠드 법은 아메리카의 식민지 주에서 폭발적이지는 않았지만, 점차적인 저항의 불길을 지펴 올렸다. 결국 보스턴에서 주둔하고 있던 영국군과 주민 사이에 유혈 사태가 벌어지고(‘보스턴 학살’), 혁명의 기운이 짙어졌다.
여기까지가 《미국인 이야기》 1권의 이야기다. 그러니까 미국 독립 혁명의 여명기인 셈이다. 즉, 1763년부터 1770년까지의 몇 년 간 아메리카 식민지 주들이 영국 본국에 대해 부글부글 끓어오르기 시작한 시기의 이야기다. 이 시기의 이야기를 읽으며 아메리카 식민지 주들의 주민들이 가졌던 이중적인 자아가 미국 독립 혁명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들의 위치는 분명 식민지의 주민이었다. 하지만 다른 식민지와는 다른 상황이었다. 그 식민지는 자신들이 건설한 식민지였다. 이를테면 인도가 영국의 군대가 쳐들어와 점령함으로써 이루어진 식민지였다는 것이나,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화와는 완전히 달랐던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영국 본토의 국민들과 거의 동등한 권리를 지닌다고 여겼던 것이다. 그러므로 본토에는 부과되지 않는 부가적인 세금에, 다른 식민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저항할 수 있었다.
그런 저항은 자신들에 대해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졌다. ‘영국의 서자’이지만 또한 ‘아메리카의 적자’라는 인식. 이 새로운 인식이 ‘독립’이라고 하는 의식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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