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에서는 미국 독립 전쟁 이전 10년 동안의 역사를 다루었고, 2권에서는 주로 독립 선언과 함께 영국과의 독립 전쟁을 다루었다. 3권에서는 8년에 걸친 독립 전쟁에서 어떻게 승리했으며, 독립 전쟁이 아메리카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다루며 이어진 헌법 제정에 얽힌 복잡한 상황까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대륙군이 가끔 승리하면서 자주 패배하는 전투에서도 전력을 보존해가며 영국군의 진을 뺐다는 것은 2권에서 아주 잘 다룬 바가 있다. 그런 ‘도망치는 전쟁’을 통해서 자신감을 갖게 된 조지 워싱턴이 이끄는 대륙군과 프랑스 연합군은 1781년 요크타운에서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고 독립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 그리고 파리에서 협상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독립국으로 인정받게 된다.
2권에서 전투의 진행 상황을 자세하게 기록한 로버트 미들코프는 3권에서 전쟁을 마무리하면서 이 전쟁의 이면과 외부를 살펴보고 있다. 대륙군과 영국군이 어떤 전투 기술을 가지고 전쟁에 임했는지, 대륙군이 처했던 수많은 어려움들에는 어떤 것이 있었는지(무기에서 군복, 식량, 의료 기술 등 모든 면에서 부족했다), 많은 부분이 부족했던 대륙군이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는지 등이 전쟁의 ‘이면’에서 다루고 있다면, 전쟁의 ‘외부’에서는 전쟁을 직접 치르는 군대가 아닌 민간 사회가 어떠했는지를 다루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물리적인 파괴, 남겨진 가족들, 특히 여성들의 다양한 반응, 그리고 민간인에 대한 약탈(주로는 영국군에 의한 것이었지만 대륙군도 전혀 해당 사항이 없진 않았다)에 대해 쓰고 있다. 전쟁은 북아메리카 대륙 식민지의 삶과 생각을 바꾸어 놓았던 것이다.
3권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은 헌법 제정 과정이다. 전쟁에 승리한 후 바로 헌법 제정에 돌입하지 않은 것부터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이미 ‘주’라고 하는 단위가 존재하고 있었고, 그들은 스스로 독립적이라고 여겼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대륙회의가 존재해서 느슨한 통합 행정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 대륙회의는 번번이 주 정부에게 밀렸고(‘연합규약’이라는 것을 이미 제정했지만 중앙정부에 권한을 부여하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그것만으로는 독립의 의미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
헌법제정회의는 1987년에 필라델피아에서 열린다. 5월에 시작된 회의는 9월 17일에 가서야 간신히 대표들의 서명에 이르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각종 논의가 오간다. 서로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것이다. 연방정부에 권한을 얼마나 줄 것인가에서부터 의회는 어떻게 구성할 것이며, 노예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행정부의 수장은 어떻게 몇 명이나 뽑을 것인지 등등 모든 것을 새로이 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큰 주와 작은 주의 대립, 북부 주와 남부 주의 대립, 농장주와 그렇지 않은 이들 사이의 대립, 대표들이 가지고 있는 신념의 대립 등 어느 사안 하나를 동의하는 데에도 정말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친다.
이해 관계가 첨예하여 정말 회의가 깨지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의 대립을 거치면서도 결국은 헌법 제정에 이르게 되는데, 그들은 영국과의 전쟁을 통해서 쟁취해낸 대의를 버릴 수 없었고, 양보를 통해서도 연방을 이루어야만 하는 절실한 필요, 내지는 신념이 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논란의 씨앗을 남기기도 했다. 노예제에 대한 언급을 하면 즉시 끝장 내버리겠다는, 주로 남부의 농장주를 대표하는 대표들의 위협에 자유를 위해 싸웠고, 천부인권을 제1의 가치로 내세웠으면서도 노예제에 대해서는 20년 후에야 논의를 하자는 식의 봉합이 이루어졌다(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평등하다는 비아냥이 나올 만 하다). 큰 주와 작은 주의 대표성의 문제에서도 하원은 인구 비례로, 상원은 주별로 동일한 인원으로 뽑는 식의 타협이 이뤄졌다(이 타협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직접 대표를 뽑을 것인지, 아니면 자산가를 대표로 뽑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었다는 것을 보면 당시의 민주주의가 어떤 의미였는지도 알 수 있다. 재산을 가진 사람이 더 양식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인민을 믿자는 호소는 독립 전쟁에 기여한 ‘없는 사람들’을 고려한 것이면서 이후 민주주의의 전진에 이바지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렇게 그들은 최초로 근대적인 의미의 ‘공화국’을 만들어냈다. 어디에 이미 존재하던 가치와 제도를 가져와서 흉내 낸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우진 질서와 사상을 토대로, 비록 많은 숙제 거리와 모순을 안고 있었지만 새로운 국가를 만들어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