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건국의 토대

로버트 미들코프의 『미국인 이야기』

by ENA

로버트 미들코프의 『미국인 이야기』 (원제 『The Glorious Cause』) 초판은 1982년 ‘옥스퍼드 미국사’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출판되었다. 그리고 2005년 개정판이 나왔다. 미국 독립을 전후로 30년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이른바 ‘이야기체’ 역사서이다.


로버트 미들코프는 이 책에서 영국의 식민지로서 영국 국왕의 신민임을 한치도 의심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자부심을 가지면서 살아가던 아메리카 13주의 주민들이 여러 차별에 대항하면서 자유 의식을 가지게 되는 과정과 독립 전쟁의 과정, 그리고 독립 이후 헌법 제정에서 벌어졌던 대립을 아슬아슬하지만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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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는 것은 참 많다. 미국 독립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다른 역사적 사건이 그렇듯 단순한 일회적 사건이 아니라는 점이 가장 중요한 앎이다. 식민지 독립에 대해서는 전혀 떠올리지도 못했고, 입에도 담지 않았던 아메리카의 식민지가 자유에 대한 의식을 고양시키면 결국은 독립에 이르고, 연방을 형성하는 과정은 복잡하면서도 단선적이지 않았다.


미국 독립의 역사가 주는 주된 교훈은 각 권의 부제로 대표할 수 있는데,

“혁명은 경제에서 시작된다”는 미국 독립은 분명 자유에 대한 의식이 고양되면서 벌어진 역사였지만, 그것이 시작된 계기도, 폭발시킨 이유도 경제에서 시작되었다. 영국은 전 세계에 걸친 식민 경영의 결과 경제적 문제가 쌓이고 있었다. 그래서 그 해결책으로 식민지에 대한 추가 세금 징수를 결정했다. 영국 의회가 영국 본토에는 해당되지 않는 세금을 한 명의 대표도 참석하지 않는 식민지에 부과한다는 것에 대한 저항에서 비롯된 것이 바로 미국 독립 혁명이었다.


“자율이 강제를 이긴다” - 대륙군이 여러 모로 영국군에 비해 허술했다. 군기도 잡혀 있지 않았으며 병사들은 툭하면 탈영했다. 군복은 물론 무기도 변변찮았다. 전투에서는 승리보다 패배가 훨씬 잦았다. 그러면서도 전쟁에는 승리했다. 그것은 연속된 패배에도 꺽이지 않으면서 끝까지 전력을 보존한 조지 워싱턴을 비롯한 대륙군 수뇌부의 능력도 한 몫 했겠지만, 결정적인 원인은 대륙군은 싸우는 이유가 분명한 군대였기 때문이었다.


“각자의 최선보다 모두의 차선” - 13개 주로 이루어진 아메리카 식민지는 전쟁 승리 이후 사정이 서로 달랐다. 뿐만 아니라 독립 전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주체 역시 자신의 입장에 따라 온갖 주장들이 난무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하나의 연방을 이루어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방안은 없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연방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서 양보하기도 했고(실상은 패배는 인정하는 것이기도 했지만), 또 얻어낼 것은 확실하게 얻어내면서 쪽박을 깨뜨리지 않았다. 그렇게 새로운 국가를 탄생시켰다. 그러한 대의는 남북전쟁에도 이어졌고, 결국은 세계 초강대국 미국이 되었다. 그렇게 형성된 미국에 대한 다른 나라의 입장은 매우 다양할 수 있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미국인 이야기』를 평하면서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했다고 한다. 물론 그것은 미국인의 입장에서 그런 것이다. 그들이 독립의 이념으로 내세운 자유가 헌법 제정을 가치면서 훼손되는 과정을 미들코프 역시 비판하고는 있지만, 그 비판의 강도는 매우 약하다. 이른바 ‘건국의 아버지들’에 대해서도 대체로 긍정적인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그들 각자로 보자면 위선적인 행태가 보인 면에 없지 않지만, 미국 독립의 대의에 중심을 맞추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그럼에도 이 책은 훌륭하다. 지금의 미국이 어떤 토대에서 세워졌는지를 이보다 더 정밀하게 살펴본 적이 없다. 토대를 아는 것은 현재에 대한 비판의 근거다. 그들은 그들 나라의 토대를 이어받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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