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흐른다"

송현수, 『이렇게 흘러가는 세상』

by 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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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前作) 『커피 얼룩의 비밀』에서는 세상의 자질구레한 호기심을 유체역학을 통해서 이해하고자 했다면, 『이렇게 흘러가는 세상』에서는 유체역학을 통해 이해할 수 있는 ‘세상’에 대해 쓰고 있다(<들어가며>에서 “유체역학이라는 망원경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곳곳을 거시적으로 관찰한 보고서”라고 쓰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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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세상’은 다양하다. 차례대로 보면 적어보면, 영화, 교통, 의학, 미술, 경제, 건축, 스포츠, 전쟁, 요리 같은 것들이다. 이런 분야가 어떻게 유체역학과 관련이 있지? 하고 물어보면 저자 송현수 박사는 “그것들에 모두 ‘흐름’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런데 각 분야마다 그 ‘흐름’의 의미하는 바가 조금은 다르다.

이를테면 영화에서는 그 흐름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유체역학이 가상의 장면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마치 실제와 같이 보여주는 기술에 어떤 공헌을 해왔는지에 관한 내용이다.


반면 교통이나 의학에서는 흐름 자체에 대한 이야기다. 교통 자체가 흐름이니 그 흐름이 어떻게 정체되는지, 그런 정체된 흐름을 어떻게 풀 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의학에서도 흐름 자체가 중요하다. 우리 몸이 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또 그 물이 주성분이 혈액의 흐름은 생명 자체라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유체역학이 여기에 관심을 갖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거기에 우리가 호흡하는 것도 공기의 흐름이니 유체역학과 의학은 당연히 밀접해져야 하는 것이다.


경제 역시 돈의 ‘흐름’이니 유체역학과 당연히 관련이 있다. 더욱이 최근의 금융공학은 일반인은 전혀 이해하지 못할 방정식을 통해서 주식시장에 관여하고, 경제를 이해하고 있다. 건축의 경우는 냉난방이 유체역학 자체라 할 수 있고, 고층건물의 경우에는 바람을 극복하거나 순응하기 위해서 유체역학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된다. 스포츠 역시 공기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공을 도구로 삼는 구기종목의 경우 특히 그렇다. 『커피 얼룩의 비밀』에서도 투수의 변화구 등에 대해서 얘기했는데, 여기서는 그것을 포함해서 축구의 여러 공차기 기술, 테니스에서 ‘흙신’이라 불리는 나달의 승리 요인, 물의 저항을 최소로 한 수영복, 골프공이 곰보가 된 이유, 부메랑의 원리 등 다양한 스포츠를 다루고 있어 특히 흥미롭다.


이렇게 세상은 흐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도 다 흘러가는 원리에 의해 작동된다. 송현수가 보여주는 세상이 그렇다.

(여기서도 아쉬운 점을 한 가지 지적하자면, 좀 본격적이었으면 좋겠다. 하나의 토픽을 다루면서 이런 것이 있다, 정도로 그치는 경우가 많아서 읽다 마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만 공식과 전문적인 설명을 줄여 건너뛰어야 하는 부분을 줄여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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