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의 키워드로 이해하는 세계사

모토무라 료지, 《천하무적 세계사》

by ENA

로마사를 전공한 모토무라 료지는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7개의 키워드를 제시하고 있다. 그 7개의 키워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관용(tolerance), 동시대성(simultaneity), 결핍(deficiency, 건조화), 대이동(huge migration), 유일신(monotheism), 개방성(openness), 현재성(nowness).


새삼스런 단어들은 아니다. 어디선가 역사를 추동하는 힘, 또는 계기로 들어봤던 것들이다. 그것을 모토무라 료지는 한데 모아놓았고, 더불어 역사를 이해하는 틀로 제시하고 있다.


관용의 정신과 개방성이 제국을 만든다거나, 동서양에서 비슷한 사건이 비슷한 시기에 벌어진다거나, 민족, 또는 집단의 대이동이 역사의 변곡점을 만든다거나, 유일신을 믿는 세력(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에 의한 역사가 중요하다거나 하는 것들은 기본적으로 많은 역사가들이며, 역사가가 아니더라도 많은 저자들이 지적해왔던 것들이다. 결핍, 특히 지역의 사막화가 4대 문명(4대 문명이니 하는 것들에 대해 부정하면서 이 용어를 쓰고 있다)을 추동했다는 것도 그렇고, 역사를 현재의 관점에서 봐야 의미 있다는 현재성도 마찬가지다.


그런 키워드 하나하나가 모두 연구 주제이고, 어쩌면 아주 두꺼운 책 한 권씩이 필요한 내용이다. 그만큼 커다란 주제를 아주 잘 요약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런 키워드를 모아놓고 보니,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넓어진다. 역사의 진행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종과 횡으로 서로 연결하게 된다. 자신의 전공 분야인 로마사가 중심이긴 하지만, 그래도 로마를 중심으로 그리스에서 중국의 한(漢)으로, 또 중세로, 현대의 제국주의로 이어진다. 재미가 있는 역사라기보다는 활달한 역사 이야기가 되었다.


그리고 저자는 자신의 역사관을 아주 거침없이 내비친다. 결핍에 의한 문명 형성이라든가, 개방성(openness)에 대한 생각, 역사의 현재성(nowness) 같은 것 자체가 저자의 역사에 대한 관점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거기에 더해 일리아드와 오디세이 사이에 100년의 시간 간격이 존재하고, 그 시간 간격 사이에 사람들이 ‘신의 목소리’를 듣는 능력을 상실하게 되었다는 시각 등은 역사학계에서는 보편적이지 않은 시각인데, 그걸 거침없이 쓰고 있다. 한 평생 역사를 연구한 노학자가 아니라면 할 수 없는 당당함으로 보인다.


“마흔이 되기 전에 갖춰야 할 역사 지식”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마흔이 훌쩍 넘은 나이에 읽었다. 왜 마흔인지는 모르겠다. 마흔 이전에는 이미 역사에 대한 어떤 통찰 같은 게 있어야 한다는 얘기일까? 하지만 어떤 통찰이라는 것은 나이와 별로 상관없는 경우가 많다. 반드시 갖춰야 할 지식을 마흔이 되기 전에 갖추지 못했다면 그 이후에라도 갖춰야 한다. 물론 이 책의 것이 반드시 그런 류의 것이라고 보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왜 ‘천하무적’ 세계사인지도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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