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문화는 그리스 신화에 많이 기대고 있다. 미술 역시 그렇다. 그리스 신화를 모르고서는 그림이 무엇을 그렸는지, 무엇을 의도했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많은 화가들이 그리스 신화의 신, 영웅, 여인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그림에 담았다. 단순히 미적 탐구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그것을 통해서 화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래서 서양 미술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그리스 신화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스 신화가 붐을 이룬 적이 있었다. 이윤기를 비롯한 저자들의 책이 많이 출간되어 읽혔다. 그 저자들이 그리스 신화를 이야기할 때는 반드시 관련된 그림을 덧붙이곤 했다. 거기선 그리스 신화 이야기가 주(主)였다.
이주헌은 중심을 그림에 두고 그리스 신화의 인물과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1편에서는 그리스 신화에서 중심이 되는 신들을 다루고 있다. 제우스를 필두로 하여, 서양 미술에서 숱하게 그려진 사랑의 신 아프로디테, 에로스, 관능적인 신 아르테미스, 농경의 신 데메테르,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 문명의 신 아폴론, 지혜의 신 아테나, 상업의 신 헤르메스 등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그들의 모습이, 그들의 이야기가 그림에서 어떻게 그려지는지를 설명하면서, 그들의 상징에 대해서도 쓰고 있다. 이것을 통해서 그림에서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초승달을 함께 그리면 데메테르이고, 벼락을 쥐고 있으면 제우스, 활과 화살을 들고 있으면 에로스, 수금과 월계관은 아폴론, 케리케이온을 쥐고 있으면 헤르메스(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와는 다름)라는 것이다. 그 밖에도 그들을 상징하는 동물 등이 있어서 그것이 주위에 있으면 어떤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말하자면 그림에서 그리스 신화의 신과 인물을 찾아내는 가장 기본적인 내용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 신화가 가까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그림을 통해서 그리스 신화를 읽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