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수급에 문제가 많다는 뉴스가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온다. 힘들고 돈이 ‘많이’ 되지 않는 과를 기피하는 풍조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고, 의료비 수가 적용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고, 전체적인 의사 숫자가 적어서라는 진단도 있다. 거기에 의사-간호사-간호조무사 간의 업무 범위를 놓고도 갈등이 있다. 아무튼 이래저래 어려운 문제다. 힘든 진통의 과정을 겪고 나은 방향으로 정리되어 나가리란 기대도 하지만, 걱정도 된다.
요즘 학생들이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할 때 어떤 마음으로 하는지 나는 잘 모른다. 의사를 길러내는 과정의 아주 작은 부분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직접 듣거나 하는 일이 별로 없다. 그렇다고 흔히들 생각하는 대로 ‘돈’만 생각해서 선택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나는 이 역시 앞서 읽었던 ‘집단 착각’의 한 예라고 생각한다). 어떤 의사들은 소명의식을 가지고 선택했을 수도 있고, 또 어떤 의사들은 꼭 하고 싶은 일이라서 선택했을 수도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이들도 적지는 않을 것이다. 선입견은 편견으로 이어지고, 근거 없는 편견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터이다.
류지는 지방의 의과대학을 막 졸업하고 도쿄의 한 병원 인턴 1년 차 의사다. 인턴이라... 아마 병원에 갔을 때 인턴에게 자신의 몸을 전적으로 맡기고픈 환자는 별로 없을 것이다. 분명 국가고시를 통과한 엄연한 의사지만, 믿음직스런 의사라고는 여겨지지 않는다. 아니 아직 의사가 아니라고 여길 수도 있다. 그건 인턴 스스로도 그렇다. 류지도 그렇다.
류지는 어릴 적 형이 원인이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은 아나필락스 쇼크로 죽었다. 급작스런 죽음을 목격한 것이 그였다. 그 후로 형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 하면서도, 끝내는 재수까지 하며 의과대학에 입학했다. 그가 인턴으로 맞닥뜨린 몇 명의 환자 이야기가 이 소설의 뼈대다.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다섯 살 짜리 어린이. 말기 췌장암으로 가망이 없는 동갑내기 환자. 아흔이 넘어 암에 걸린 치매 환자 등등. 이들을 맞닥뜨리면서 좌충우돌하며 실수를 저지르고, 배우고, 갈등하고, 또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게 진짜 의사가 되어가는 성장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은 실제 의사가 썼다. 분명 저자의 경험이 많이 들어가 있을 것이다. 그도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의사가 되었을 것이고, 대부분의 의사가 그렇게 의사가 되어가고 있을 것이다. 의사란 직업이 그저 책을 보고 다 배울 수 없는 직업이기에 누구나 실수를 하며(부디 큰 실수는 없기를!), 혼이 나며, 좌절하며, 계단 구석에서 눈물을 훔치기도 하고, 사람의 목숨에 대해서 고민하며,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배워나갈 것이다. 그러다 어느 날 보면 능숙한 의사가 되어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부디 이기적이지 않은, 초심을 잃지 않는, 많이 겪고, 많이 고민하고, 또 공부도 열심히 하는(모르는 게 죄가 아니라고 하지만, 의사는 모르는 게 죄다) 의사들이 많아졌으면, 아니 모두 그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