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도현 Feb 18. 2016

어느 29살 청년의 아버지와의 통화

취준생 화이팅!

아버지랑 실로 오래간만에 통화를 나눴다.

여전히 나에 대한 걱정이 많으시다.

갈수록 살기 팍팍해지는 사회 속에서 마냥 좌충우돌하며 갈피를 못잡는 것 같은 아들을 걱정하시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예전 같으면, 걱정 하지 말라고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한다고 짜증 섞인 말을 뱉었을텐데 이번에는 진심을 다해 내 마음을 전했다.

"아부지가 걱정하시는 마음 저도 잘 이해합니다. 오히려 아부지가 걱정해주시니 고맙네. 사회상황이 나아지는 것 같지도 않고,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없는 것 같다고 많이 느껴요. 그렇지만 아부지 저는 지금 이 순간이 정말 소중해요. 이렇게 불안하고 좌절도 해봐야 앞으로 저한테 오는 작은 행복 진심으로 감사할 수 있겠지요. 요새 나는 누가 보내는 작은 친절 하나에, 미소 하나에, 격려에, 그리고 걱정 하나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아부지,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이제 많이 비워냈으니 채울 순서 아니겠습니까? 우하하."

아부지는 아직도 정신 못차렸다며 전화를 끊으셨다. 이 통화를 통해 아버지가 조금이라도 안심하셨으면 좋겠다. 늦었지만, 나답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아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시길 바라본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 화이팅!

작가의 이전글 어느 곳에서나 당신을 그리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