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연구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Peter Thiel X <휴먼프런티어>

by 김우혁
오늘날의 연구는
과거 20세기의 혁신을 잃은 지 오래다.

피터 틸(BZCF 발전 없는 미국), 그리고 마이클 바스카의 저서 <휴먼 프런티어>가 입 모아 지적한다.



Goodhart’s Law

: 어떤 특성을 통계적으로 달성하는 것이 목표가 되면서 결국에는 그것의 본질적인 특성이 사라진다.


‘지표의 기만’이라는 표현은 Goodhart’s Law를 어떻게 하면 짧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떠올린 것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지표가 있다. 이 지표들은 측정의 결과다. 사물을 볼 때 그 반대편을 볼 수 없듯, 지표가 의미하는 정보는 일부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자주 착각하고는 한다.


이 지표들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말이다. 그로써 지표의 기만에 스스로 빠져버리고 만다.


1. Cite, baby, cite

- 마이클 바스카 <휴먼 프런티어> 中
수치적 통계와 인용 횟수를 중시하는 문화는 더욱 안전하며 예측 가능한 연구를 지향하는 변화의 아주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인용에 대한 집착이 과학의 침체를 상당히 많이 설명해 준다.

위험성이 있지만 지대한 영향력을 가진 논문이 많이 인용될 거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점점 더 비슷비슷해지는 과학 논문’이 훨씬 더 많이 인용되고 있다.

- 마이클 바스카 <휴먼 프런티어> 中


인용수가 높다고 해서 훌륭한 연구인가?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런데 왜 연구자들은 피인용수를 절대적인 지표처럼 생각하게 되었을까?


그건 투자와 관계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2. 돈 받으면 다일까?

- 마이클 바스카 <휴먼 프런티어> 中
연구소는 이미 혁신을 이끄는 곳에서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곳으로 침식되었다.

R&D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의 2.2%가 회사로, 상당 부분이 사회로 환원되며 그것은 경쟁을 강화시키는 꼴이 된다.

경제적인 인센티브가 이미 진정한 R&D보다는 안전한 R&D, 나아가 주주를 위한 방향으로 설정되다 보니 아무도 진정한 R&D에 투자하려 들지 않는다.

대규모 혁신을 추진해야 할 기업의 소유권이 분산되어 있다. 주식에는 직접적인 책임도 없고 명확한 비전이나 리더십이 결여되어 있다.

오직 분기 실적에만 줄기차게 초점을 맞추는 전문적인 자산관리자 집단에 관리권한이 이양된다.

연구를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고, 보통 다른 사람의 주머니에서 조달해 온다. 그런데 그 사람이 하필 단기적인 실적(ex 피인용수)에 집중하는 사람이라면 그 장단에 맞출 수밖에 없고, 혁신적인 연구는 사치가 되어버리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이런 투자자 지분 구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혁신적인 연구를 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더 좋은 투자자를 찾으면 되니까.


진짜 최악은 연구자 개개인이 지표의 기만에 빠진 그 상태에 만족해 버리는, 기업가 정신 결여 상태다.


그리고 나는 다른 무엇보다도 연구자들이 관료화되어 가는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3. 결국은 기업가 정신

피터 틸이 중요한 지적을 했다.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조차 모르니 리스크를 감수할 이유가 없어지고, 비슷비슷한 관점 속에 갇혀있으며, 단기적으로 당장 벌어먹고 살 돈을 따 내는 일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러니 장기적인 그림이 그려질 수가 없다. 유용한 혁신은 당연히 없다.


어떠한 직업이든 내가 그 직업을 택한 이유와 사명이 있어야 하고, 이유가 있다면 단기적인 유혹을 뿌리칠 용기가 있을 것이고, 그 용기로 장기적인 복리를 쌓아나가다 보면 세상에 유용한 무언가를 남기는 것이 아닐까.


기업가라는 이름이 참 거창하지만, 나는 모든 직업은 누군가에게 유용한 것을 만들어내고 그 대가로 자본과 자아실현을 되받는 것이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 지표에 끌려다니는, 이도저도 아닌 세속적인 연구자에 그쳐버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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