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리교회 친구들 6

1983 미아리교회

by 미담

# 영미


미아리교회 중등부 또래 홍일점

영미였다.

준식이는 남자 녀석들이야 나보다 키가

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또래 여자아이까지

키가 클 줄은 몰랐다.


영미는 큰 키와 깊은 신앙심을 갖춘

3자매의 다복한 가정 장녀였다.

부모님 모두 이 교회 집사님이셨다.


준식이는 낯을 가리는 편이었고 특히나

여자아이면서 자기보다 큰 키를 갖은 영미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오빠 안녕하세요" 영주였다.

탁구 실력이 어느 정도 늘어갈 때쯤

우연히 영미 동생 영주와 탁구를 치게 되었고

준식이도 서툰 실력이지만 꽤 다정하게

탁구를 가르쳐 주었다.


준식이는 오남매 중 막내였고 늘 동생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만일 동생이 있다면 맨날 같이 놀아주고

엄청 잘해줄 텐데'

혼자 지냈던 기억이 많은 준식이에게

동생이라는 존재는 어쩌면 오롯이

자기만의 편이 되어줄 이상향 같은 존재였다


그런 준식이에게 살갑게 오빠라고 부르던

꼬맹이가 귀여웠다.

어쩌면 또래 친구인 영미의 동생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소속감.

그 안에서 준식이는 평안함을 얻었다.

4명의 또래 친구가 생겼고 영미라는 여자 아이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영미는 교회가 끝나면 봉사활동을 하시는

두 분 집사님을 대신해 동생들과 함께 집으로 가기 바빴다.

장녀로서의 책임감인지 집에 꿀단지가 있는지

그다지 친할 여유가 없었다.


키 크고 조용하고 사람 눈을 똑바로 보지 않고

고개 숙여 부끄럽게 쳐다보는 선한 느낌의 아이.


언젠가 교회 수련회에 가서 처음으로 알았다

영미가 밤하늘의 별을 보고 너무 이쁘다고 했다

영미는 밤하늘의 별을 좋아했다.

야외에서 열린 집회에서 준식이도 그 날 밤하늘의 별을

그토록 열심히 바라보았다.

자유였다. 뻥 뚫린 자유.

저 별들 사이로 붕붕 떠다니며 원래 혼자였던 것처럼

그렇게 휘젓고 다니다가

툭하고 털어져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너도 별을 좋아하는구나"

"아니 그냥"

영미의 질문에 준식이는 대충 얼버무렸었다.

여러 교회가 모인 수련회장소에는 이름 모를 목사님이

애끊는 설교를 하셨고 짱구와 그 일당들은 나지막이

수다를 떨고 교회형들 몇몇은 졸고 있었다.


밤하늘엔 별이 몹시도 많았다.

이곳 청평이라서가 아니라

서울에도 원래 있었다.


원래 있었던 게 무언가에 가려 보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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