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 미아리교회
# 질문
교회라는 곳은 부모님이 계셔야
다닐 수 있는 곳인가?
모든 녀석에게 엄마 아빠가 넘쳐났다.
심지어 같이 예배를 드리다니..
맙소사 준식이는 친구들과의 관계가
짙어질수록 자기에게는 없던 것
있어도 부담스러운 것들이
친해질수록 숨기고 말하고 싶지 않은 존재가
친구들에게는 살갑게 부딪치고 평범한 시간들이었다.
준식이 아버지는 직업군인이었고 월남전을
두 번이나 다녀오시고도 건강하게 제대하신 분이다
검고 구릿빛 나는 피부
다부진 몸통과 두툼한 입술
솥뚜껑 같은 손바닥
과한 침묵의 사나이
신화에 따르면 준식이의 아빠, 아버지는
그런 형상을 하고 계시단다.
준식이 미아리 교회에서 가장 낯설던 풍경이
신화 속 등장인물이 여기저기 속출하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범현이 아버지는 교회는 안 다니시지만
유도를 하셨던 180이 훌쩍 넘는 훤칠한 키에
동네에서 존재감을 과시하셨다.
범현이의 두려움과 존경의 대상이었다
준식이 아버지는 직업군인을 제대하고
사업을 하셨다고 한다. 한강모래사업 등
주로 건설업 관련일을 하셨다.
꽤 호황기이던 시절.
먼 기억 속에
그때는, 그래도 그때는 준식이를 제법 안아주셨다고 한다
속고 속이는 세상
군생활 밖에 모르는 사람이
세상에 나와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나 보다.
제법 건사하던 가정도
그 앙칼진 세상에서 많은 것을 잃고
그렇게 준식이 아빠는 가정과 세상에서 스스로
외톨이가 되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