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할 때는 맛집만 찾아다녔다.
특히 분위기 좋은 (하지만 맛은 그저 그런) 인스타용 유명 레스토랑, 밥집을 일부러 찾아가 오랜 시간 줄까지 서가며 먹었더랬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오버 지출할 필요도 없고
오히려 사람이 없는 작고 허름한 '나름의 맛집'에서
도란도란 인생 얘기나 하는 게 더 이롭고 더 즐겁기 때문이다.
그러다 왠지 오늘은 좋은 델 가고 싶었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느라 괴로웠던 중생에게 거한 선물을 주고 싶은 그런 날이 오늘이었다.
그래서 갔다. 갔는데.
그만 메뉴판에 걸린 가격표에 '럭셔리 식욕'이 짜게 식는 것이 아닌가.
파스타 이만 구천 원.
"파스타에 금가루라도 발랐나 부지? 안 먹어 안 먹어 안 먹어."
결국 돌고 돌아 우리는 오늘도.
국밥충 부부답게 그곳으로.
슨댓국.